[편집국에서]운동부 학생 '맞춤형 수업' 절실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운동부 학생 '맞춤형 수업' 절실

  • 승인 2017-01-30 13:43
  • 신문게재 2017-01-31 3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 이상문 사회부 기자
▲ 이상문 사회부 기자
얼마 전 한 고교 체육팀 감독을 만났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감독이 유독 열변을 토하는 대목이 있었다.

바로 운동부 학생의 수업 참가였다.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많은 훈련을 해야 하는데 운동부 학생의 출결석 관리가 대폭 강화돼 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감독은 공부할 준비가 안 된 운동부 학생들을 단순히 책상에만 앉히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운동부 학생의 학습권 보장은 꾸준히 이야기됐던 부분이다. 예전에는 스포츠 성적이 곧 국위 선양이라 믿으며 국가가 전면에 나서 '엘리트 스포츠 정책'을 주도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는 적은 인구에도 올림픽과 월드컵, WBC 등 각종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나타났다. 운동에만 전념하다 보니 중도에 이탈한 운동부 학생들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일들이 빈번히 일어났다.

체육 선진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기초 교양과 전공지식을 쌓지 않으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수 없으며, 유능한 체육 지도자와 사업가로 변신도 불가능하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지난해 통합체육회 출범에 따른 스포츠선진화 움직임과 '정유라 사건'이후 운동부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교육부에서 초중고 및 대학까지 이어지는 체육특기생들의 출결석관리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최저학력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학생들에 대한 대회 참가도 제한하기로 했다.

하지만, 체육계에서는 학사 관리 개선 취지는 이해하지만, 지금까지 관행과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적용하는 것은 지나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와 같이 단순히 수업 출격관리만 강화하는 것은 지난 수십 년간 배출된 선수와 지도자,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단순히 교실에 앉히는 것이 아니라 운동부 학생들이 교실에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운동부 학생들의 학업 능력에 따라 단계를 나눠 공부에 흥미를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단순히 출결석 관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운동부학생들이 운동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는 수업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도 있다.

지금까지 나 몰라라 하던 운동부 학생의 학습권 보장을 한순간에 해결하기 보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구조적인 개선책을 함께 고민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4.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5.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헤드라인 뉴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교원들의 골머리를 썩이던 생존 수영 관련 업무가 내년부터 대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로 완전 이관된다. 추가로 교과서 배부, 교내 특별실 재배치 등의 업무도 이관돼 교원들이 학기초에 겪는 업무 부담은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025년부터 동·서부교육청 학교지원센터(이하 센터)가 기존 지원항목 중 5개 항목의 지원범위를 확대하고 학교에서 맡던 업무 4개를 추가로 지원한다. 먼저 센터 지원항목 중 교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생존 수영 관련 업무는 내년부터 교사들의 손을 완전히 떠나게 된다. 현재 센터에..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