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가 아닌 수돗물 신뢰도 회복에 더 매진해야
대전시가 수돗물 브랜드인 ‘이츠수( It’s 水)’ 변경을 재추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세련된 브랜드와 디자인으로 시민과 친근한 수돗물로 자리매김을 도모하겠다는 게 시의 취지지만, 일각에선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가 수돗물 브랜드 변경을 추진한지는 오래됐다.
지난 2012년 염홍철 전 시장이 ‘촌스럽다라는 지적이 있다’는 이유를 들며 브랜드 변경을 추진했고, 이듬해인 2013년엔 명칭 변경을 위한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시의회 등에서도 공무원들에겐 친숙할 수 있으나, 정체성이 부각되지 않고 시민들에겐 어렵다라는 견해도 나왔다.
그러나 정작 설문 조사에선 현재의 이츠수를 유지하자는 응답이 50.5%로 변경보다 앞선 지지를 얻으며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이츠수는 지난해 국가브랜드 대상에서 광역단체 수돗물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예도 안았다.
그만큼 오랜 기간 시 수돗물 상표로서 인지돼 왔고, 우수한 이미지로 대변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시의 우수성을 알리기 부적절하다는 여론 탓에 브랜드 변경을 추진한다는 시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시는 이달 중으로 수돗물 브랜드 및 병 디자인 변경 추진계획을 세워 다음달부터 오는 4월까지 시민공모를 가질 계획이다. 여기엔 공모전 추진으로 수돗물에 대한 시민 관심도를 높여 음용율 향상을 유도하겠다는 목적도 있다.
하지만, 공모를 거쳐 선정된 브랜드 사용을 위한 시민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절차여서 본말전도(本末顚倒) 됐다는 지적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키 어렵다. 음용률의 경우도 브랜드가 아닌 불안감에 따른 것이라는 조사 결과를 주목해야 한다.
대전소비자연맹이 지난 2012년에 발표한 ‘대전시 아파트 세대 수돗물 수질검사 및 입주민의 수돗물 인식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41%는 수돗물이 ‘먹는 물로 안전하다’고 답했다. 보통을 택한 응답자 50%까지 포함하면 응답자 가운데 91%가 대전 수돗물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한 셈이다. 그러나 수돗물을 끓이지 않고 마시는 물로 사용한다는 응답은 12%에 불과했다. 수돗물을 음용수로 이용치 않는 이유는 ‘소독약 냄새가 나서’(29%),‘막연한 불안 때문(22%)’, ‘물맛이 나빠서(17%)’, ‘녹물 등 이물질 때문(9%)’, ‘상수원에 대한 믿음이 안가서(9%)’ 순이었다.
즉, 브랜드가 아닌 수돗물 안전에 대한 신뢰도 확보가 시급하다는 의미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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