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룡 “문화계 블랙리스트, 김기춘이 주도” 발언과 1970년대 그 시절 금지곡

  • 핫클릭
  • 사회이슈

유진룡 “문화계 블랙리스트, 김기춘이 주도” 발언과 1970년대 그 시절 금지곡

  • 승인 2017-01-23 17:53
  • 김은주 기자김은주 기자
▲ 김민기 제1집 앨범과 ‘아침이슬’을 부른 양희은의 앨범/사진=유튜브
▲ 김민기 제1집 앨범과 ‘아침이슬’을 부른 양희은의 앨범/사진=유튜브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을 최초로 폭로했던 유진룡(6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특검에 나와 거침없는 발언을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유진룡 전 장관은 23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기에 앞서 취재진에게 “블랙리스트는 분명히 있었고,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청와대에 들어온 뒤 주도했다”고 밝혔다. 또한 “블랙리스트는 정권·체제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좌익’이라는 누명을 씌워 차별·배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심각한 범죄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블랙리스트 존재를 폭로한 이유에 대해선 “제 경험으로는 유신 이후 전두환 시대까지 블랙리스트 명단 관리가 있었다. 이후 민주화되며 없어졌는데 다시 부활했다. 대한민국 역사를 30년 전으로 돌려놨다”며 “관련자를 처벌하고 바로 잡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들어서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
▲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들어서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


유 전 장관의 말처럼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대한민국 민주화 역사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서슬퍼런 독재 권력이 자신들의 정권유지를 위한 도구로 사용했다. 그 가운데 대중문화계를 핍박한 재미있는 사건이 있다.

바로 박근혜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부터 5공 신군부 시절에는 독재에 항거하는 노래를 ‘금지곡’으로 묶어놓기도 했다. 1970년 대 김민기의 ‘아침이슬’, 송창식의 ‘왜 불러’, 신중현의 ‘미인’ 등은 입에 담을 수 없는 노래였다. 당시 금지된 곡들은 공식적으로는 방송 부적합이라는 이유가 적용됐다. 그러나 그 면면을 보면 ‘이유같지 않은 이유’에 헛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가수 송창식의 대표곡인 ‘왜 불러’는 영화 ‘바보들의 행진’에서 장발족 단속을 피해 도망가는 장면의 배경음악으로 쓰였는데, 이는 정부 정책에 대한 반항의 상징으로 인식돼 ‘괘씸죄’에 걸려 금지됐으며, 신중현의 노래 ‘미인’은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네’라는 가사를 대학가에서 대통령의 권력욕에 빗대 ‘한 번 하고 두 번 하고 자꾸만 하고 싶네’로 개사해 부른 것이 화근이 됐다. 지금 국민가수로 통하는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는 왜색이라는 이유로 방송 금지시켰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은 이 노래를 즐겼다고 한다.

김민기의 ‘아침이슬’은 알려진 바에 의하면 ‘가사가 불순하다’는 이유였는데, ‘긴 밤 지새우고’의 ‘긴 밤’이 유신을 나타내며, ‘태양은 묘지 위에 붉게 떠오르고’의 ‘붉은 태양’은 ‘위대한 지도자이며 민족의 태양인 김일성’을 연상케 한다는 것이었다.

40여년이 흘러도 자신들과 뜻을 같이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낙인’을 새겨놓는 권력자들의 변하지 않는 권력욕이 씁쓸하다.

김은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사업성, 주민동의율 등 과제 산적…대전 1기 신도시도 촉각
  2. 충청권 아파트 입주물량 내년 1만 7000여 세대 줄어드나
  3. 대전-충남 행정통합, '주민투표'·'의회승인' 쟁점될까
  4. [사설] 충남 산업 패러다임 바꿀 '수소 허브'
  5. 백일해 발생신고 증가 추세… 대전충남 2000여건
  1. 건양사이버대 이진경 교수 K-MOOC 특강·컨퍼런스
  2. 1기 신도시 재건축 본격화…주민동의율, 공공기여 등 핵심
  3. [신동렬 변호사의 경매 첫걸음] 배당에 대한 이의 ④
  4. 지천댐부터 충남-대전 행정통합까지… 충남도의회 제356회 정례회 도정 및 교육행정 질문
  5. 대전상의-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 ESG 가치 실천 업무협약

헤드라인 뉴스


대전시 `꿈돌이 라면` 만든다… `꿈돌이네 라면가게`도 함께

대전시 '꿈돌이 라면' 만든다… '꿈돌이네 라면가게'도 함께

대전시가 지역 마스코트인 꿈돌이 캐릭터를 활용한 관광 상품으로 '꿈돌이 라면' 제작을 추진한다. 28일 시에 따르면 이날 대전관광공사·(주)아이씨푸드와 '대전 꿈돌이 라면 상품화 및 공동브랜딩'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은 대전 꿈씨 캐릭터 굿즈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대전의 정체성을 담은 라면제품 상품화'를 위해 이장우 대전시장과 윤성국 대전관광공사 사장, 박균익 ㈜아이씨푸드 대표가 참석했다. 이에 대전 대표 캐릭터인 꿈씨 패밀리를 활용한 '대전 꿈돌이 라면' 상품화·공동 브랜딩, 판매, 홍보, 지역 상생 등 상호 유기..

쓰러지고 날아가고… 폭설·강풍에 대전충남 158건 피해
쓰러지고 날아가고… 폭설·강풍에 대전충남 158건 피해

이틀간 이어진 폭설과 강풍 탓에 대전·충남에서 158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28일 대전·세종·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인 27일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대전 13건, 충남 145건의 피해신고가 접수됐다. 강풍으로 인한 나무 쓰러짐, 간판 낙하 신고가 대부분이었다. 세종에 접수된 신고는 없었다. 이날 오전 10시 18분께 대전 서구 가장동 한민시장에서는 강한 바람 탓에 1층 천장 높이의 간판이 차량 쪽으로 떨어져 상인들이 자체 조치에 나섰다. 같은 날 낮 12시 9분께 대덕구 읍내동에서는 통신선으로 추정되는 전기 줄이 끊어져 한국전..

충남도, 30년 숙원 태안 안면도 관광지 `성공 개발` 힘 모은다
충남도, 30년 숙원 태안 안면도 관광지 '성공 개발' 힘 모은다

충남도가 30년 묵은 숙제인 안면도 관광지 조성 사업 성공 추진을 위해 도의회, 태안군, 충남개발공사, 하나증권, 온더웨스트, 안면도 주민 등과 손을 맞잡았다. 김태흠 지사는 28일 도청 상황실에서 홍성현 도의회 의장, 가세로 태안군수, 김병근 충남개발공사 사장, 서정훈 온더웨스트 대표이사,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 김금하 안면도관광개발추진협의회 위원장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하나증권 지주사인 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회장도 참석, 안면도 관광지 개발 사업에 대한 지원 의지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안면도 관광지 3·4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