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 침해 시각 등에 재의 요구 검토도
대전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가 민간 특례사업 협약에 앞서 의회와 사업 내용을 협의하라는 내용이 담긴 ‘도시공원 및 녹지조례 개정안’을 처리하자 대전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시는 그동안 장기 미집행 도시개발을 위한 민간특례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 가운데 권선택 시장의 공약인 용전근린공원 조성도 포함돼 있다. 시로서는 민간 특례사업에 거는 기대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자칫 사업이 지지부진하거나 취소될 경우, 권 시장의 위신에 적잖은 실추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대전시는 그동안 오는 2020년 일몰제 적용으로 난개발이 우려된다는 논리를 펴왔다. 공원 부지 가운데 사유지가 적지 않기에 일몰제 적용시 곳곳에서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이런 이유로 환경단체 등이 공권력에 의한 난개발이 더 우려된다는 주장에는 매우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시의회는 환경단체 측의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다. 시의회는 지난 16일 제229회 임시회 1차 본회의 5분 발언를 통해 민간 특례사업에 대한 재고를 잇따라 요청했다. 사업 제안자들이 대규모 아파트단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드러난 탓에서다. 때문에 시의회 복환위에 지난 20일 도시공원 및 녹지조례 개정안이 제출됐다.
조례안에는 당초 협약 체결에 앞서 시의회에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한 뒤, 수렴일로부터 30일 이내 시의회와 반영 여부를 협의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다만, 시장의 권한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내부 의견을 감안, 협약사항에 의회와 협의하라는 내용으로 일부 수정됐다. 정기현 시의원(유성3)은 질의를 통해 “도시공원과 녹지는 시민의 삶의 질과 관련된 공공의 이익”이라고 전제한 뒤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시민의 의견이나 절차를 전혀 반영하지 않는 것은 의회의 기능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종천 의원(서구5)도 의견 수렴 목적을 조례안의 성격을 규정, 사업의 내용을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 측은 시의회 복환위의 조례안 처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시장 고유의 권한에 의회가 침해하는 것이라는 시각과 더불어 도시공원위원회와 도시계획위원회 등 절차적 과정을 거친 사항을 뒤집는 경우, 행정 신뢰도 하락이 우려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런 맥락에서 시는 본회의에서 조례안이 통과되면 재의 요구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권 시장이 23일 시정브리핑에서 민간 특례사업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 지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