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공짜밥’ 선긋기 文차별화 통한 역전 노림수
22일 대권출마를 공식 선언한 안희정 충남지사의 출사표는 침체된 지지율 반등으로 야권 경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카드가 담겼다.
야권의 후보이지만,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행보와 차별화를 통해 중도층 표심을 잡아 야권 지지율 선두 문재인 전 대표를 잡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안 지사가 밝힌 출마선언문에서 안보 분야 공약이 이같은 의도를 잘 반영해 주고 있다.
안 지사는 이날 출사표에서 “미국과 전통적 우호관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다양한 국제무제를 협력하는 파트너가 되겠다”며 전통적인 한미혈맹 관계를 중시했다.
이는 “(대통령 당선 때)미국보다는 북한을 먼저가겠다”라는 문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맞불을 놓은 것이다.
문 전 대표에 대한 보수층의 불안심리를 이용, 자신에게 표심을 끌어들이려 하는 전략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안 지사는 이와 함께 경제 분야 공약에서 필요하다면 ‘우클릭’ 행보를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이와 관련 “특별히 새로운 청삿진을 내놓지 않겠다”며 “지난 여섯명의 대통령이 펼친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 지사는 김대중, 노무현 등 자신과 정치적 소신을 같이하는 진보 정권 경제정책은 물론 자신이 대척점에 있는 노태우, 김영삼, 이명박, 박근혜 등 보수정권의 정책까지 포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 역시 안보 분야 공약과 마찬가지로 진보와 보소 양 진영의 지지를 모두 이끌어내기 위한 ‘맞춤형 발언’이라는 것이다.
복지정책에서도 안 지사의 이같은 의도는 묻어난다.
안 지사는 그동안 진보진영에서 선거 때마다 핫이슈로 부각시킨 ‘무상 시리즈’를 리바이벌 하지 않았다.
‘공짜 밥’ 청산을 공언하면서 “시혜적 정치와 포퓰리즘은 이제 청산되어야 한다”며 선은 그은뒤 “노동의 가치가 억울하게 착취되지 않도록하고 공정한 출발선을 보장해주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안 지사가 대권출마 선언을 하면서 안보, 경제, 복지분야에서 자신의 지지기반인 진보층은 물론 보수층 끌어안기에 나선 것은 본격적인 경선을 앞두고 문 전 대표를 잡기 위한 의도적 행보라는 해석이다.
안 지사측 관계자는 “미미한 지지율 극복을 위해선, 본격 경선에 접어들면서 문 전 대표와 붙어야 한다”며 “똑같은 주장을 해선 승산이 없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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