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리뷰]중풍, 한의학으로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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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리뷰]중풍, 한의학으로 진단한다

  • 승인 2017-01-22 11:11
  • 신문게재 2017-01-23 22면
  • 고미미 한국한의학연구원 선임연구원고미미 한국한의학연구원 선임연구원
▲ 고미미 한국한의학연구원 선임연구원
▲ 고미미 한국한의학연구원 선임연구원
겨울의 절정을 알리는 대한이 지났다. 목도리는 얼굴까지 동여매야 하고 찬 바람이 온 몸을 잔뜩 움츠리게 하는 겨울을 보내며 겨울철에 는 '중풍'또한 주의해야 한다. 추운 날씨에 기온이 떨어지면서 혈관이 수축되고 평소보다 움직임이 적어져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질 가능성이 높아져 중풍이 많이 발병하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 중풍은 화열(火熱), 습담(濕痰), 음허(陰虛), 기허(氣虛) 등의 형태로 나눌 수 있다. 화열은 지나친 스트레스와 감정적 자극 등으로 인해 간과 심장의 화열이 과다하게 항진되는 것을 말하며 몸에 열감이 있고 더운 것을 싫어하며 혀가 붉고 황색의 설태를 갖는 등의 증상을 갖는다. 습담은 신체 내의 수액대사가 원활하지 못하여 병리적인 산물로 인해 속이 메스꺼우면서 어지러운 증상, 머리가 맑지 않고 무거운 경우 등의 증상이 있다. 기허는 기운이 없고 일어나기를 힘들어하는 등 심한 피로가 쌓인 증상을 보이며, 음허는 몸 안의 진액이 부족하여 오후가 되면 열이 달아오르거나 식은땀을 흘리는 경우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이렇듯 한의학에서는 환자의 증상을 보고, 듣고, 물어보고, 맥을 진단하는 등 사진(四診)을 통하여 질병의 병인, 병기, 치료법 및 치료약물을 결정하게 되는 과정을 변증(辨證)이라고 한다. 변증 진단은 동아시아 전통의학의 독특한 진단 방법으로 치료의 근간이 되는 핵심원천기술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변증 진단은 통일된 표준안 부재, 표준화된 측정지표의 부재 등으로 인하여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변증의 객관적인 표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한의학 진단 치료의 근간인 변증 표준화 요구에 따라 한국한의학연구원은 2005년부터 '뇌혈관질환의 한의변증지표 표준화 및 과학화 기반연구'를 수행해왔다. 전국 한의과대학의 심계내과 전문가로 구성된 중풍 변증 진단 표준 합의기구를 통해 중풍 변증 표준을 개발했으며 변증을 이루는 증상, 징후들의 조합을 정형화해 객관성 확보를 위한 변증진단모형 및 실제 임상에서 활용을 위한 변증 진단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특히 2005년부터 2013년까지 9년간 전국 한의과대학 부속 한방병원 및 양방병원으로부터 대규모 다기관임상연구를 수행해 약 5천여 명의 중풍 환자에 대한 임상 및 생물 자료를 수집했다.

해당 연구는 한의학계 최초로 중풍 변증에 대한 한양방 진단 표준을 개발하고, 유전체, 단백체 등 연관성 연구를 포함한 임상연구를 통해 한국인의 사망 원인중 하나인 중풍에 대한 변증 진단 표준을 제정하여 임상적, 과학적 근거를 확립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최근 미래 바이오 의료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서 정밀의학이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밀의학 차원에서 새로운 진료 모델을 제시하는 등 그 흐름에 발맞추어 가는 추세이다. 이에 한의학 진단 분야에서 개인의 맞춤의학에 기반이 되는 변증 진단의 표준화와 과학적 근거 기반 확립을 위한 연구 또한 계속적으로 수행되어 국민 보건 향상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고미미 한국한의학연구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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