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 나노물질 '초미세충으로 감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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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 나노물질 '초미세충으로 감별'

최신식 교수 연구팀 '예쁜꼬마선충 칩' 개발성공 향후 수질환경·식품 안전성·의료분야 적용 기대

  • 승인 2017-01-22 10:48
  • 신문게재 2017-01-23 13면
  • 최소망 기자최소망 기자
▲ 최신식 교수
▲ 최신식 교수
나노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인간과 환경에 노출되는 나노물질에 대한 좋지 않은 영향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최근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 선진국에선 나노물질에 대한 안전성과 사용 규제를 했다. 이에 명지대 최신식 교수 연구팀은 나노물질의 검출과 독성을 생명체에서 쉽고 빠르게 검출할 수 있는 미세유체 동물 칩 개발을 구상했다. 또 그 활용 가능성을 토양 선충인 예쁜꼬마선충과 은 나노입자를 통해 검증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환경 분야에는 여러 지표 생물이 있다. 그 중 동·식물종을 통해 오염을 미리 인지하거나 오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그 예로 방사능 오염이 일어나면, 꽃잎의 색이 빠르게 변화돼 오염 여부를 판가름하는 식물 종이 있다.

한국연구재단은 22일 명지대 최신식 교수 연구팀이 은 나노입자를 검출하고 생체 독성을 바로 파악할 수 있는 예쁜꼬마선충 칩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 은 나노입자가 예쁜꼬마선충에 들어가면 성장이 저해돼 몸체 길이와 두께가 줄고 이렇게 작아진 몸통 덕분에 폭이 좁아지는 채널에서 더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 [명지대 제공]
▲ 은 나노입자가 예쁜꼬마선충에 들어가면 성장이 저해돼 몸체 길이와 두께가 줄고 이렇게 작아진 몸통 덕분에 폭이 좁아지는 채널에서 더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 [명지대 제공]

예쁜꼬마선충은 몸길이 1㎜ 정도의 토양 선충의 일종으로 박테리아를 먹이로 자란다. 나노기술의 지속적인 발전과 더불어 나노입자의 생체 유해성을 고려한 나노입자의 검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것이다. 나노입자는 크기가 100 나노미터(㎚·10억분의 1m) 내외로 매우 작아 존재 여부의 판별이 어렵다. 고가의 큰 분석 장비들을 사용해 입자의 존재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으나, 생물학적 독성 측정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 연구팀은 은 나노입자가 동물 몸 안으로 들어갔을 때 나타나는 몸체 크기·거동 변화·특정 유전자 과다 발현을 이용해 유해성을 쉽게 눈으로 볼 수 있게 했다.

예쁜꼬마선충이라는 동물이 나노입자를 먹은 후, 몸이 보이는 반응을 칩 상에서 쉽게 판별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연구에선 미세유체 칩을 활용해 예쁜꼬마선충의 거동을 확인하는 연구가 많았다. 선충을 다루는 데 필요한 시간과 과정을 크게 단축할수 있다는 장점과 투명한 미세유체 칩은 쉽게 모니터링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예쁜꼬마선충이 유해 물질에 노출되는 경우 성장이 저해된다는 사실이 많은 연구를 통해 알려진 점에 기인해 가시적으로 거동 관찰이 가능한 미세유체 동물 칩으로의 활용을 고안하게 된 것이다. 폴리디메틸실록산(PDMS) 소재로 만들어진 미세유체 동물 칩 내부를 은 나노 입자 분산 용액으로 채운 후, 예쁜꼬마선충을 노출시켜 일정 배양시간을 거쳤다.

▲ 은 나노입자에 노출된 예쁜꼬마선충은 성장이 저해되고(a·b), 몸이 작아져 정상적인 대조군보다 더 좁은 부분까지 이동한다(c·d). 은 나노입자가 체내 유입됐을 때 특이적으로 발현하는 유전자(mtl-2)에 형광표지를 한 결과 나노입자가 없는 대조군보다 녹색이 더 밝고 선명하게 나타났다(e·f·g). [명지대 제공]
▲ 은 나노입자에 노출된 예쁜꼬마선충은 성장이 저해되고(a·b), 몸이 작아져 정상적인 대조군보다 더 좁은 부분까지 이동한다(c·d). 은 나노입자가 체내 유입됐을 때 특이적으로 발현하는 유전자(mtl-2)에 형광표지를 한 결과 나노입자가 없는 대조군보다 녹색이 더 밝고 선명하게 나타났다(e·f·g). [명지대 제공]

칩 안에서 선충을 고정해 몸길이·이동거리·형광 발현 등을 측정했다. 최초로 24시간 노출시킨 결과, 대조군과 대비해 일정 농도 범위에서 성장 저해 반응을 보였다. 이후 검출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시간을 6시간으로 단축해 은 나노 분산 용액에 노출시키자 앞선 실험과 비슷한 경향으로 일정 농도 범위에서 성장 저해를 보였다. 성장이 저해된 경우, 몸길이뿐만 아니라 몸통 두께도 정상적인 성장 범위에 이르지 못해 점점 좁아지는 칩의 구조에서 대조군과 실험군의 이동거리 차이가 있었다. 또 성장 저해가 은 나노의 독성이 아닌·은 이온의 영향일 수도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자 같은 방법으로 동일 농도의 은 이온에 예쁜꼬마선충을 노출시켰지만, 성장 저해 경향은 확인할 수 없었다.

은 나노가 체내로 들어오면 특이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유전자 종류인 'MTL-2'에 형광표지를 붙여 형광을 통해 은 나노의 유입 여부와 독성 유무 검출이 가능함을 보였다.

연구팀은 미세유체 동물 칩을 다른 물질에 적용하고자 금 나노입자와 카드뮴을 은 나노와 동일 농도에서 노출했고, 나노입자만이 동물 성장과 형광발현에서 의미있는 차이를 나타냈다.

최신식 교수는 “이 연구성과는 환경 및 인체 유해성이 제기되는 나노물질을 효과적으로 검출할 수 있는 미세유체 동물 칩을 개발한 것”이라며 “향후 수질환경 검사, 식품 안전성 검사, 의료 분야 등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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