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조상들은 '폭설' 어떻게 기록했나? 조선왕조실록으로 본 폭설

  • 사회/교육
  • 날씨

우리 조상들은 '폭설' 어떻게 기록했나? 조선왕조실록으로 본 폭설

  • 승인 2017-01-20 14:13
  • 금상진 기자금상진 기자
새벽에 내린 폭설로 오전 내내 눈과 관련된 뉴스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에는 대설주위보가 내려지면서 도로 곳곳에서 사고 소식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폭설로 인한 피해는 수백 년 전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국사편찬위원회가 운영하는 조선왕조실록에는 눈(雪)으로 인한 기록을 찾아 볼 수 있지만 폭설로 인한 피해 기록은 많지 않습니다.

조선시대에도 눈은 강원도 지역에 주로 집중됐던 것으로 보입니다. 중종실록 58권, 중종 22년 3월 9일 기록에는 “강원도 평강(철원 위 북한지역) 회양 회양(淮陽) 금성(錦城 현재 나주)지역에 눈이 한 자나 되게 내렸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한 자’는 현재 단위로 30cm로 성인 남성 무릎 아래 까지 내렸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종실록 16권, 현종 10년 3월 15일 기록에는 “제천현(堤川縣 현재 제천시)에, 본월 1일에 눈이 내렸는데, 정강이가 묻힐 만큼 쌓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정강이가 묻힐 정도의 적설량이면 앞서 언급했던 한 자(30cm)정도로 추정됩니다.

선조실록 162권, 선조 36년 5월 30일 기록에는 제주 지역에 내린 눈이 봄이 되도록 녹지 않아 귤맛이 좋지 않음을 아뢴 기록이 있습니다. 제조 목사 김명윤이 올린 장계에는 “지난 임인년 11월에 큰눈이 내렸는에, 평지에도 깊이가 2자(60cm)가 넘어 겨울이 지나도록 녹지 않았고 정월이 되어도 겨울처럼 추워 꽁꽁 얼어붙었으니 근고에 없던 일입니다"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효종실록 13권, 효종 5년 12월 22일 기록에는 “함경도에 큰 눈이 와서 백성 중에는 깔려 죽은이가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현종 13년 1월 19일에는 큰눈이 내렸는데 한 자 남짓 쌓였다. 서울의 산과 각릉(各陵)의 소나무가 눌려 부러진 것이 매우 많았다"는 기록이 확인됩니다.



폭설은 민간생활에 대한 불편 뿐 아니라 군사작전에도 큰 영향을 주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현재도 폭설은 군사작전에 주요한 변수가 되고 있습니다. 광해군 10년 12월 6일 기록에는 “교 유격(喬遊擊)의 가정(家丁) 송조립(宋朝立)과 우 유격(于遊擊)의 가정 등이 적로(賊路)를 정탐하기 위하여 만포(滿浦)에까지 이르렀다가 폭설에 막혀 나아가지 못하고 돌아왔습니다.”라는 기록이 있고 인조 2년 2월 20일에는 “호위하는 군사가 눈을 무릅쓰고 진흙길을 가느라 온몸이 젖었으니 매우 가엾다. 즉시 파진(罷陣)하여 그들로 하여금 민가에 나아가 옷을 말릴 수 있게 하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처럼 폭설은 과거나 현재에도 주민들에게 크고 작은 피해를 입히고 있습니다. 이번주 주말에도 눈이 한차례 더 예상되고 있습니다. 큰 피해 없도록 철저한 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편집2국 금상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백석대·백석문화대, '2024 백석 사랑 나눔 대축제' 개최
  2. 남서울대 ㈜티엔에이치텍, '2024년 창업 인큐베이팅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3. 한기대 생협, 전국 대학생 131명에 '간식 꾸러미' 제공
  4. 단국대학교병원 단우회, (재)천안시복지재단 1000만원 후원
  5. 남서울대, 청주맹학교에 3D 촉지도 기증
  1. 1기 신도시 첫 선도지구 공개 임박…지방은 기대 반 우려 반
  2.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 도안신도시 변화
  3.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4.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5.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연내 착공 눈앞.. 행정절차 마무리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