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톡] 아름다운 소통 ‘내 마음의 교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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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톡] 아름다운 소통 ‘내 마음의 교도소’

[박경은·김종진의 심리상담 이야기]

  • 승인 2017-01-20 00:03
  •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어느 날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발신처는 ‘내 마음의 교도소’다.

존경하는 심리상담사님께!

최근 저는 심리적 불안과 왜곡된 사고로 많은 날들을 힘들게 보내고 있었어요. 순간 분노를 참지 못하고 행했던 행동이 어느 날 제가 잠에서 눈을 떠보니 사면이 콘크리트 벽이었어요. 악마와 같은 존재가 함께 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60년 동안은 참으로 착하게 살았어요. 법 없이도 살아도 된다고 말 할 정도였어요.

제 아내가 암으로 먼저 세상을 떠났고, 저 또한 갑작스런 췌장 암수술과 심한 스트레스로 하체마비까지 왔어요. 무서움과 공포로 하루하루가 무척 괴로웠어요. 며느리에게 어느 날 고래고래 소리도 지르기도 하고, 잘못하지 않았는데 제 감정조절이 되지 않아 물건도 던져보고 자해도 하면서, 사는 게 무서워졌어요.

저 조차 이런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한 상태로 일상을 보냈어요. 아무 일도 아닌 걸 가지고 버럭 화를 내거나, 분에 참지 못하면 주먹으로 벽을 치기도 하면서 손에 멍이 가실 일이 없었어요. 그런 중에도 며느리는 그런 저의 행동을 다 이해한 듯 받아주었어요.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저도 모르게 시기심이 더 생기면서 편집증 환자처럼 행동하기도 했어요.

며느리를 많이 의지했어요. 너무 괴로워서 혼자 심리에 관한 책을 사서 읽어보기도 하고, 스스로 분석도 해 보았지만, 효과가 없었어요. 많은 심리 책을 통해 소장님의 책을 접하게 되었어요. 왠지 제 마음을 충분히 이해해 주실 것 같아서 이렇게 안면도 없지만, 주절주절 제 상황만 써 내려갑니다.

며느리에게만 화를 표출하면서 나중에는 괴로움에 제 자신을 죽이고 싶도록 싫어졌어요. 그런 과정 속에서 제가 깨달았어요. 상실감이 열등감과 고립감을 동반하면서 자폐적 사고로 며느리를 괴롭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계속 울었어요. 너무 마음도 아프고 몸이 아프고… 미안해서 계속 울었어요. 며느리를 그만큼 의지했어요.

이제는 며느리가 없으면 안 될 것 같아요. 지금은 소장님의 책을 통해 그동안 며느리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으로 감사 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그렇게 행동했던 것들이 지금은 사라졌어요.

자폐증 환자로부터 보내온 편지를 읽는 동안 가슴에 뜨거운 전율이 느껴졌다. ‘얼마나 힘드셨을까’ 생각이 들면서 ‘잘 이겨내셨구나.’, ‘참 잘하셨어요.’, ‘존경합니다.’ 라고 소리 내어 말해본다. 자신을 자각(自覺)한다는 것은 정말 힘들고 어려운 수련이다. 자신의 결점을 바라보고 냉철하게 직면한다는 것은 죽을 만큼 힘들다.

우리는 때로는 자신이 만들어 놓은 강박관념 속에서 스스로를 쇠사슬로 묶어두기도 한다. 많이 무겁고 힘듦에도 불구하고, 육신의 일부처럼 항상 함께 다닌다.

이제는 벗어보자. 자신 안에 갇혀 있다 보면 가능성과 희망이 안 보일 때가 있다. 이제는 과감하게 자신을 ‘교도소’ 밖으로 화려한 외출을 하자. 자신의 탁월함을 입증할 수 있도록 그렇게 자유로움을 선택해 보자.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박경은·김종진의 심리상담 이야기’는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와 김종진 한국지문심리상담진흥원 원장이 격주로 칼럼을 게재하는 가운데 ‘심리’의 창을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엿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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