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덕이, 배변이, 미쓰 조…'우리'가 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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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덕이, 배변이, 미쓰 조…'우리'가 사는 세상

연극 '오백에 삼십' 3월 5일까지 이수아트홀 원룸텔 배경으로 만든 생계형 코미디, '의문의 살인사건' 흥미진진한 전개로 개성있는 캐릭터와 능청스러운 연기

  • 승인 2017-01-19 11:02
  • 신문게재 2017-01-20 11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전월세란'이라는 사회적 이슈와 함께, 가진 것이 없어도 유쾌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오백에 삼십'이 20일부터 3월 5일까지 대전 이수아트홀에서 막을 올린다.

3포 세대, 5포, 7포에 이어서, 젊은 세대들이 이제는 다른 것도 다 포기해야 된다는 상황이라는 뜻으로 새롭게 뜨고 있는 신조어 N포 세대.

N포세대라는 말이 익숙한 요즘 연극 '오백에 삼십'은 500만 원에 30만 원은 사치로 느끼는 젊은이들의 상황을 생계형 코미디로 잘 담아내고 있다.

극단 돼지는 서울 하늘 아래 자취방 한 칸 조차 구하기 힘든 현 시대 상황을 생계형 코미디로 풀어내고 있다.

이 작품의 배경은 서울의 한 동네에 위치한 '돼지빌라'다. 주인아주머니를 포함한 6명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서로 인사도 하고, 음식도 나눠먹으며 정을 나누는 사이다. 하지만 의문의 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이들 사이에 싸움이 발생한다. 사이가 멀어졌던 이들은 서로의 정을 확인하며 훈훈한 분위기로 사건은 막을 내린다.

현재에서 과거로, 과거에서 현재로 돌아오는 전개로 인해 긴장을 한 시도 늦출 수 없는 것이 작품의 특징이다.

또한 이 작품의 등장인물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들로 채워 공감을 얻는다.

월세 30만 원을 내지 못해 삶에 허덕이는 '허덕'과 배트남에서 돈벌러 왔다가 허덕과 불 같은 사랑에 빠져버린 억철살림꾼 '흐엉', 법조인이 되겠다고 서울에 왔으나 번번히 고시에 낙방하는 말 많은 뺀질이 '배변', 가난한 집이 싫어 서울로 상경했지만 지금은 밤업소에서 일하고 있는 백치미 '미쓰 조', 수첩만은 열심히 들고다니는 어리바리 '형사' 등이다.

“내 인생은 다 꼬여도 다리는 안 꼬인다” 같은 여러 재치 있는 대사와 언어유희들은 우리의 삶과 너무나 닮았기에 관객들은 극에 쉽게 공감할 수 있다.

서울 한 동네에 '돼지빌라'라는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30만 원짜리 원룸텔. 고작 23㎡(7평)짜리 방이지만 청춘들은 이 곳에서 꿈을, 그리고 삶을 배워나간다.

한명 한명 놓칠 수 없는 개성 강한 캐릭터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뿐만 아니라, 흥미진진한 전개로 끝까지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들 것이다. 대학로 연기파 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신선한 내용으로 창작 코미디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현 시대가 갖고 있는 이러한 애환, 슬픔과 같은 환경적 요소를 코미디와 잘 접목시키고, 서민으로 삶을 살아가기가 힘든 와중에서도 이를 극복하고 웃음을 찾아가는 스토리로 지금의 우리 상황과 잘 맞아 떨어진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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