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의 용의자들을 각각 다른 방에 놓고 대질신문을 한다.
용의자들은 침묵할때 죄가 가장 가벼워진다. 하지만 어느 한쪽의 용의자에게 죄를 순순히 자백할 경우 다른 한쪽의 용의자의 죄가 무거워지고, 당신은 무죄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면 태도가 어떻게 달라질까?
자신의 죄가 비교적 가볍다고 생각하는 용의자는 공범에게 자신의 죄까지 덮어씌우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
그렇다면 죄를 뒤짚어쓴 용의자는 같이 침묵할 것인가? 침묵하면 상대방의 죄까지 모두 인정하는 꼴이 되버린다.
18일 국립대 총장 1순위 후보 교수들이 총장 임용과정에서 국정농단을 일으킨 비선실세의 개입 여부를 밝혀 달라며 특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장을 제출한 총장 1순위 후보자는 김사열 경북대 교수, 권순기 경상대 교수, 김영상 충남대 교수, 김현규 공주대 교수, 류수노 방송통신대 교수, 방광현 해양대 교수, 이용주 전주교대 교수, 정순관 순천대 교수 등 8명이다.
8개 국립대 총장 1순위 후보자들은 총장 임용 과정에서 특별한 사유 없이 1순위 후보를 거부한 것은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인 비선실세가 개입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총장 임명 파행의 책임을 물어 김기춘과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직권남용과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특검에 고소했다.
이들은 “교육부와 청와대는 11개 국립대의 총장 후보자에 대해 정당한 사유 없이 총장 임용을 거부해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국립대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했다”며 “국립대 총장 임용과정에서 드러난 국정농단 의혹을 철저히 수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충남대의 경우도 2순위 후보자가 총장에 임용되면서 조사 대상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다.
지역에서는 문고리 3인방의 청와대 비선라인이 개입했다며 이번 고소장 제출 이전부터 지속적인 논란이 이어져왔다.
같은 대학교 동문 출신들끼리 이번 일을 만들었다며 박범계 국회의원이 청문회 자리에서 공식적인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공식적인 대응을 한 것은 본인이 아니었다. 학생처장과 대외부총장 등 보직 인사들이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국회의원실에 항의하며 대응했다.
논란에 대해 충남대 오덕성 총장은 어찌보면 억울할 수도 있다. 자신의 의혹에 대해 일말의 변명을 할 가치가 없다는 판단을 했을수도 있다.
오 총장은 단한차례도 변명을 하거나 해명하지 않았다. 침묵은 금일수 있지만 의혹마다 숨어있는 듯한 침묵은 금이 아닐수도 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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