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潘 연대 가능성에 “거의 문닫았다”
정운찬 “적합한 인사” 평가..‘뉴DJP연합’ 재구성?
‘플랫폼 정당’을 표방하는 국민의당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거리 두기’에 나섰다.
당초 “당에 들어와 경쟁하자”며 러브콜을 보내던 모습과 정반대다. 반면 정운찬 전 국무총리,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 제3지대 인사를 향해선 적극적인 태도로 구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보수색채가 강한 반 전 총장 대신 중도 성향 인사들과 연합전선을 형성해 대선 주도권을 잡기 위한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호남 세력이 주축인 국민의당이 충청 출신인 정 전 총리와의 연대로 ‘뉴DJP 연합(호남+충청)’ 불씨를 이어가려는 목적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18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거의 문을 닫았다고 과언이 해도 아닐 것”이라며 반 전 총장과의 연대 가능성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박 대표는 “반 전 총장은 우선 ‘대통령이 되면 나라를 어떻게 운영하겠다’ 하는 청사진을 내놓아야 하는데 그런 것도 없고, 현재 거의 다 실패한 정권의 인사들과 함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달 초 “정치적 입장을 정리해 국민의당 정체성을 인정하면 당에 들어와 경선을 할 수 있다”며 문을 열어놨던 박 대표가 반 전 총장과 각을 세우는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앞서 박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반 전 총장을 ‘정치 초년생’이라고 깎아내리기도 했다.
당장 정치권에선 반 전 총장에게 유보적 태도를 보이던 국민의당이 입장을 바꿔 ‘반(反)반기문’ 전략을 구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 전 총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통화를 하거나 사드 배치에 찬성하는 등 보수 진영을 의식한 행보를 이어가자 호남·중도 지지층을 의식해 확실한 선 긋기에 나섰다는 얘기다.
반 전 총장 귀국 효과가 예상외로 크게 나타나지 않자 등을 돌렸다는 시각도 있다.
중도 성향 유권자가 반 전 총장에 대한 지지를 보류하는 분위기고, 고향인 충청에서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지지율이 비슷한 상황이다.
국민의당은 구애의 초점을 정운찬 전 국무총리에게 맞춘 모양새다.
박 대표는 정 전 총리에 대해 “당내 인사들도 그렇고, 안철수 전 대표도 우리 정체성이나 여러 가지 검증을 보더라도 적합한 인사”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당은 정 전 총리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 장외 인사들과 여야 비주류 세력에게 “친박·친문이 아닌 모든 후보가 당에 들어와 경쟁하자”는 ‘플랫폼 정당론’으로 러브콜을 보내왔다.
국민의당이 정 전 총리와 손잡을 경우 당내 대선 주자인 안철수, 천정배 전 대표와의 경선으로 컨벤션 효과를 누리는 한편 정 전 총리가 충남 공주가 고향인 만큼 충청 민심을 잡는 기회를 엿볼 수 있다.
초기 반 전 총장을 중심으로 구상됐던 ‘뉴DJP 연합’도 정 전 총리를 구심점으로 다시 짜일 전망이다.
정 전 총리 역시 “동반성장론을 매개로 모든 정치세력과 연대할 용의가 있다”며 조만간 기존 정당 중 선택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정 전 총리와 국민의당이 곧 연대할 것이란 관측이 정치권에서 힘을 얻고 있다.
한 정가 관계자는 “국민의당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거리를 두는 반면 정운찬 전 총리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에겐 더욱 구애를 보내는 모습”이라며 “반 전 총장과는 대선 막판 연대를 하더라도 초기엔 당내 주자와 장외 인사들간 경선으로 대선 주도권을 잡고 존재감을 부각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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