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전입 수요 꾸준히 늘어나는 만큼 직접 거주보단 전월세 살피기도
지난해 계룡시에서 세종(행복도시)시 소담동 3생활권으로 이주한 김서영(35)씨는 6살난 딸은 계룡시 친정에 두고 생후 10개월 된 딸과 함께 살고 있다. 세종 아파트 분양 이후 남편과 김씨, 작은 딸만 이주했을 뿐 큰 딸만은 다닐 수 있는 인근 유치원 등원이 어려워 피치못할 주말 상봉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김씨는 “대전 직장에서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유치원에 보내지 않고서는 자녀 관리가 어렵다”며 “나름 프리미엄이 오르고 있지만 큰 딸을 매일 볼 수 없어 전월세를 놓고 이주 시기를 늦췄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세종시 유치원 부족 문제가 자칫 공동주택을 분양 받은 부부들의 이주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렇다보니 분양받은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기보다는 일단 전월세 물량으로 내놓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는 분위기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세종지역 전월세 거래 물량의 전년대비 증가폭이 전국에서 최고수준에 달했다.
이날 국토교통부의 전월세 거래량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만2135건의 전월세 물량이 거래됐다. 이는 전년 대비 32.2% 상승한 수준이다. 이밖에 전국에서 전년 대비 지난해 전월세 거래량이 증가한 곳은 경기(0.3%), 대전(3.8%), 전북(0.8%), 전남(10.2%), 경북(1.3%), 제주(28.2%)로 나타났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전월세 물량에 대한 수요 역시 끊이질 않고 있다는 답변이다.
한 공인중개사는 “새롭게 세종 공공기관으로 이동해온 공무원이나 준공을 기다리는 공무원, 신규 직장에 취업해 들어온 젊은 세대 등 전월세 물량을 찾는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아이를 둔 부모 입장에서는 자녀를 관리해줄 유치원이 마땅치 않아 이주하지 못하고 전월세 시세 및 거래를 상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세종시교육청에 따르면 행복도시 내 공립단설유치원은 지난해 기준 25곳에 그친다. 이들 유치원의 아동 수용인원은 5206명이다. 반면, 대상 아동 규모는 10483명에 달해 수용률이 49.7%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사립유치원의 경우에도 행복도시내에는 단 한곳도 없을 뿐더러 읍면지역에 겨우 3곳 뿐이다.
올해 오는 3월 1일자로 추가 개원하는 행복도시 내 유치원은 모두 6곳이며 이들 유치원은 1200여명가량의 아동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다.
이렇다보니 유치원 등원 대상 자녀를 둔 부모들의 걱정만 쌓이고 있다. 또 이주 계획이 있는 부모들마저도 거주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인구 유입정책인 세종시의 출산장려지원 제도로 출산을 위해 젊은 부부의 세종시 이주가 늘고 있지만 유치원 시설 절벽 현상에 이들도 향후 유치원 수용 증가율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삭의 결혼 1년차 주부 오현주(30)씨는 “자녀 1명 출산 시 120만원을 받기 때문에 혜택이 좋은 것 같아서 이 참에 분양받은 행복도시 내 아파트로 이사오게 됐다”며 “하지만 평균연령 32세의 행복도시에서의 유치원 수용부족 문제는 앞으로도 해결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무조건 인구만 맞출 게 아니라 그에 맞는 교육시설 인프라 조성이 시급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시교육청 관계자는 “어린이집의 경우, 만0세부터 5세까지여서 일부분 유치원 아동을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이 겹친다”며 “유치원 수요 부족 문제는 입주자의 상황과 인구 변화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서 해결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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