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관계, 사드배치 등 외교·안보 의견 피력
외교·안보관 검증, 대선 1라운드 형국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차기 대선 주자들이 ‘외교·안보’ 분야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갈수록 불안해지는 동북아 국제관계와 남북·통일문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 안보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면서 ‘대선 1라운드’에 접어든 모양새다.
충청 대권 잠룡들은 정파와 이념을 떠나 소신 발언을 쏟아내며 자신들의 외교·안보 철학을 알리는 동시에 안보관과 외교 정책 검증에도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유력 대선 주자인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준전시 같은 상황에서 사드 배치는 마땅한 조치”라며 사드 배치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최근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 천안함 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다. 귀국 후 민생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던 반 전 총장이 ‘안보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그는 “안보에는 ‘두 번 다시’가 없다”며 안보 중요성을 강조했고, “주변국과의 문제는 외교적으로 잘 해결해나갈 수 있다”며 ‘세계 대통령’ 유엔사무총장 출신으로서의 자신감을 내비쳤다.
반 전 총장은 천안함 선체 절단면을 살펴보곤 “비군사적인 전문가가 봐도 다분히 분명하게 폭침에 의해 파손된 게 분명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반 전 총장의 안보 관련 발언이 외교·안보 분야에서의 강점을 부각하는 한편 보수층 결집을 노린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개인적으론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면서도 “국가 차원의 협상을 뒤집기는 어렵다”는 ‘현실론’을 주장하고 있다.
안 지사는 사드 문제와 관련해 “현재 박근혜 대통령이 한미 정부간 협상을 통해 결정한 것은 그것대로 존중하겠다는 것이 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야권 대선 주자 대부분이 ‘사드 배치 불가’를 외치며 ‘선명성’ 경쟁에 나서는 것과 달리 안 지사는 현실론을 들어 한미 간 협상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 것이다.
당장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중도층은 물론 보수층을 노린 것이란 지적이 당 안팎과 진보 진영에서 터져 나왔다.
안 지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항기 조선의 풍경을 담은 책 ‘조선, 1894년 여름’의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국내외 정세 돌파구를 역사에서 찾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이번 달 초 폴 매너포트 전 도널드 트럼프 대선 선거대책위원장과의 면담 사실을 공개하며 외교인맥을 자랑했다.
이 자리에서 정 전 총리는 트럼프 정부의 한반도 정책을 심도 있게 토론하고, “북미직접 대화를 희망하고, 한국전쟁 당사국간 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선 “외교는 국내의 실력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우리 내부 실력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까지 너무 대외 의존적인 외교를 바꿔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이재명 성남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물론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도 외교·안보관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동북아 안보와 국내외 정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선 주자들이 일찍이 외교·안보관을 드러내며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어필하고 있다”며 “외교 정책과 안보관 검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서 국면에 접어든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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