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소연 경제부 기자 |
이를 방증하듯 한국은행은 지난 13일 7개월째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다.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2.5%로 낮췄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촉발된 국내 정치 혼란, 1300조원을 넘어 폭발 직전에 다다른 가계부채까지 무엇하나 해결하지 못한 채 2017년을 맞은 결과다.
불확실성의 터널 속을 올해도 헤매야 하는 걸까. 앞으로 3%대 경제성장률 달성이 불가능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가장 타격이 큰 건 일자리다. 실업자 수는 2014년부터 3년 연속 증가해 지난해 처음으로 '실업자 100만명 시대'를 맞았다. 청년실업률은 더 암울하다.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9.8%로 치솟았다. 청년 10명 중 1명이 실업자인 셈이다.
고용 불안은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는 1990년 7.6명에서 2013년 28.5명으로 4배가량 증가했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2년 카드대란 사태, 2008년 금융위기 등 경제 불황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당장 미국 금리 인상 후폭풍이 예고돼있다. '빚내서 집사라'는 정부 정책에 맞춰 대출을 받았던 가계들의 이자 부담은 걷잡을 수 없게 됐다.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올라가면 가계가 새롭게 부담해야 하는 이자는 연간 8조원에 이른다는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
정부는 은행 대출심사 강화 등 부랴부랴 가계부채 줄이기에 나섰지만 이미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을 줄이기엔 힘겨워 보인다.
경제수장들은 올해 최대 화두로 '위기 관리'를 꼽았다.
유일호 부총리는 신년사에서 “정부는 경기와 리스크 관리, 민생안정, 구조개혁과 미래 대비에 정부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붇겠다”고 했다.
더도 말고 그의 말이 실천으로 옮겨진다면 불황의 터널을 벗어날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경제 살리기에 올인 해도 모자라는 지금이다. 정치인 역시 더 이상 이해 계산에 머리 굴리지 말고 대답하라. 국민들의 삶이 피폐해지면 국가에 희망은 없다.
성소연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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