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동에 대한 첫 느낌은 어땠나.
▲정주 여건이 좋은 곳이다. 유등천변과 오량산, 쟁기봉이 동네를 둘러싸고 있다. 주민이 아늑하게 살기 좋은 동네란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주민 사이에선 아직 시골스럽다는 이미지가 있다. 열악한 주민센터 청사 환경도 주민이 그렇게 생각할 법하게 느껴졌다. 그런 것 때문에 초반 3~4개월 동안에는 주민 분위기를 살피고 동 이곳저곳을 돌아보며 문제가 무엇인지를 살피고 다녔다.
그러면서 가장 먼저 했던 건, 주민센터 환경 개선이었다. 이유는 두 가진데 복수동으로 이사 오는 분들이 전입신고를 하러 왔을 때 동에 대한 이미지를 좋게 하고 싶었다. 또 근무하는 직원을 위해 침침하고 조잡스런 분위기를 개선해 더 나은 근무조건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부 벽면을 도색하고 LED등으로 교체했다. 화분도 놓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연출하려고 했다. 주민센터 진입로가 좁아서 안정성 문제가 있었는데 옹벽 공사를 통해 진입로를 확장시켰다.
그러고 나니 쓰레기와 불법광고물 문제가 눈에 들어왔다. 6개월 동안 하루에 적으면 2번, 많으면 3번씩 나가 눈에 보이는 분양 홍보물을 다 뗐다. 생계형 광고물은 유예했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과감하게 철거했다. 쓰레기 문제는 주로 많이 버리는 다중 적치장소를 파악했다. 동 차원에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노인 일자리 기간에는 그분들의 힘을 빌려서 했는데 기본적으로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스스로 깨끗한 환경을 만드는 게 선순환이라고 판단한다. 지난해 두 개 마을공동체 팀이 활동했는데 올해는 더 많은 마을공동체가 생겨나 주민 의식을 확산시키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그분들이 마을 축제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첫 동장 부임이다. 동 행정을 관장했던 행정계장의 경험은 있지만 동장으로서의 주민과의 접촉은 처음이다. 어떤 형태로 나갈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작은 동이지만 기관장이니까 지켜야 할 부분도 있고 직원과의 소통 문제도 있었다. 처음 공직에 발을 들일 때만 해도 동장이 대단한 거란 생각을 했다. 그때 내가 어렵게 봤던 자리에 있는 만큼 직원들과 소통으로 문제해결을 해 나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실천에 노력하고 있다.
가장 어려운 건 주민과의 응집력을 키워나가야 하는 점이다. 처음엔 동 사정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며칠 전 동 업무보고에서도 말한 적이 있는데 동 행정에 있어 내부행정은 디지털화, 주민과의 소통은 아날로그적으로 접근하자고 얘기했다. 그렇게 지켜나가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올해 주요 목표는.
▲주민센터 청사 신축이전 문제에 주민 관심이 많은데 설계에 들어가는 만큼 주민 의견이 많이 반영될 수 있도록 소통할 거다. 청사 신축 부지를 놓고 동 내부적으로 양분된 부분이 있는데 서운함을 느끼는 주민을 비롯해 모두가 화합할 수 있는 축제를 올해 처음으로 개최하려고 한다. 동의 전통을 살리고 현대적인 감각의 콘텐츠를 넣어서 기본 계획을 수립해 추진할 거다. 축제 첫해가 될 텐데 앞으로의 마을축제에 있어 디딤돌 정도는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올해 구에서 마을 공동체 사업 시행이 내려와서 응모를 앞두고 있다. 마을공동체 구성원 설명회를 통해 신청하면 행정적인 지원을 할 거다. 많은 분과 함께해 마을공동체의 단초가 됐으면 좋겠다.
-직원과 주민에게 한마디.
▲호흡을 맞춰가는 우리 직원들을 보며 내가 겪었던 길을 걷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업무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본인의 진로나 발전을 위해 스스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자기계발을 꾸준히 해서 일 잘하는 사람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경험을 공유하고 조언할 사람이 필요하다면 편안하게 다가왔으면 한다.
주민께는 지난 5월 동 청사 이전을 결정하면서 조금씩 합의를 봤지만 아직도 약간의 아쉬움과 앙금이 남아 있는 것 같은데 올해 개최될 축제를 통해서 통합하고 호흡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또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부분은 자기가 사는 곳 주변의 청결 문제에 관심을 갖고 좋은 마을을 함께 만들어갔으면 한다. 도시행정 차원에서 눈에 보이는 불법광고물이나 불법주청자 문제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동 자원에서 할 수 있는 불법광고물을 더 열심히 치워나갈 거다. 주민 분들도 '내가 지키고 가꿔나가는 동네'라는 의식을 갖고 개선되는 마을을 만드는 데 함께해주길 바란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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