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한화 이글스의 일본 스프링캠프에서 좌완투수 김용주의 투구를 지켜보고 있는 김성근 감독 모습 = 한화이글스 제공 |
좌완 불펜은 젊은 피 수혈해야
한화 이글스는 매년 같은 과제를 반복하고 있다. 좌완투수 부족, 수비력을 갖춘 외야수와 전천후 백업 내야수 육성, 수준급 왼손 대타자원, 주전포수 등 많은 과제를 수년째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한화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야 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
그 중 한화는 좌완투수 육성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KBO리그에 수준급 좌타자들이 늘어나면서 상성상 강하다고 여겨지는 좌완투수들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각도의 변화구가 생겨나고, 타자들의 타격능력이 좋아지면서 ‘좌우놀이’에 의미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투수진에 좌완과 우완이 골고루 포진해 있으면, 감독으로서는 한결 수월하게 경기, 시즌을 운영할 수 있다.
현재 한화는 질적이나 양적인 면에서 좌완투수가 부족하다.
지난 시즌 선발진을 살펴보면 우완투수 일색이다. 부상에서 돌아와 후반기 실질적인 토종 에이스 역할을 해준 이태양을 비롯해 장민재, 윤규진, 송은범 등 대부분 우완투수다. 좌완 선발이라고 하면 대체 외국인 투수로 뛰었던 에릭 서캠프뿐이다. 나머지는 대부분 1~2경기에 선발로 나온 경우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 송창현과 김용주, 김범수 등 가능성 있는 좌완선발 육성에 주력했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불펜은 그나마 사정이 좋았다. 권혁과 박정진, 정우람이라는 수준급 좌완투수들이 포진해 있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불펜에 대한 과부하로 세 선수 모두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권혁은 시즌 막판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순조롭게 재활을 진행하고 있지만, 언제 제 모습을 찾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 박정진도 꾸준한 자기관리로 기량을 유지하고 있지만, 나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 한화로서는 대체 좌완투수 육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성근 감독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도 좌완투수 육성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마무리캠프에서도 김경태, 염진우 등 젊은 좌완투수들을 눈여겨보며 지도했다.
잔 부상으로 고생하고 있는 김용주와 김범수도 가능성은 충분한 선수들이다. 몸 상태만 완벽하다면 한 단계 더 성장할 가능성을 가진 제원들이다. 여기에 올해 신인 1차 지명을 받은 김병현도 주목해볼 만하다.
한화는 외국인 투수 남은 한자리를 좌완투수로 영입하려고 노력 중이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녹록하지는 않다. 이미 한화는 타자 윌린 로사리오와 우완투수 알렉시 오간도 영입에 300만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남은 한 선수에게도 큰돈을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남은 기간도 많지 않다. 시즌 전 영입이 가능하지만, 팀 적응 등을 고려하면 2월1일 스프링캠프 시작 전에는 마무리를 해야 한다.
한화는 전통적으로 강한 좌완투수를 보유하고 있었다. 구대성, 송진우, 류현진 등 리그를 주름잡았던 좌완투수들이 팀에 중심을 잡았다. 한화가 좌완부재라는 오랜 숙제를 해결하고 올 시즌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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