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의 그림자', 프레데릭 샌디스, 1867년 작. |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은 사람들의 마음에 있는 시기심을 표현한 것이다.
남이 잘되는 것을 샘내고 미워하는 마음이 시기심이다. 시기심을 느끼게 되는 대상은 일반적으로 가까운 형제자매로부터 가까운 이웃이나 친구로부터 느끼게 되는 것이다. 먼데 사람이거나 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이라면 시기의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 부모로부터 태어나서 최초로 관계를 갖게 되는 형제자매는 부모가 자기를 사랑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앞서기를 바란다.
특히 어린 시절에는 비교를 통해 시기심을 경험하고 사람에 따라서는 평생 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어린 시절 형성된 시기심과 질투는 성인이 되어도 인간관계가 잘 형성되지 않아 깊은 상처를 남길 수도 있다.
맏이의 질투와 시기심에 대해 프로이트는 '맏이는 도둑질을 당한 듯, 상처를 입은 듯 느끼고, 동생에게 시기심이 섞인 증오를 보내며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은 엄마를 원망하기까지 한다' 라고 했다. 나는 맏이로서의 시기심은 없지만 뒤늦게 동생의 질투와 시기심을 알고 안타까웠다.
내가 여섯 살 때 큰어머니를 따라 일 년 동안 큰댁에서 살다가 초등학교 취학을 위해 돌아 온 적이 있다. 그때 일을 되돌아보면 네 살이었던 친동생에 대하여 전혀 몰랐던 사실을 발견했다.
내가 집에 돌아오자 어느 날 갑자기 자신보다 작은 여자아이에게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삼촌, 고모 등 온 가족이 ‘언니’라고 부르라고 했다고 한다. 내 동생은 어렸기 때문에 언니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고 그 당시 나는 동생보다 키가 작았었다.
그 때 충격은 말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갑자기 나타난 여자아이, 다들 관심 갖는 여자아이, 자기보다 작은데 언니라고 불러야하는 그 이상한 상황에서 무척 당황했을 것이다.
자신이 부모님과 친척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살았는데, 어른들께 미움을 사는 행동을 할 때, 또는 그 여자아이가 자신과 다른 행동을 할 때 느껴지는 비교는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두 살 터울인 동생과 어릴 때 이유 없이 다투었던 것이 바로 질투와 시기심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헤럴드 코핀은 ‘시샘은 내가 가진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이 가진 것을 세는 일’이라고 했다. 바꾸어 말하면 다른 사람이 가진 것이 많고 또한 경제력, 생긴 모습, 선한 마음, 젊음, 아름다움, 명예, 권력, 재능, 지식, 등 다양하게 존재한다하더라도 시기심은 어느 때이든 어떤 것에든 적용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남을 배려하려는 자존감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면 시기심을 사그라트릴 수 있고 승화시킬 수도 있다. 따라서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상대가 나보다 더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사촌이 땅을 사도 맘껏 축하해 줄 수 있는 마음, 다른 사람이 잘 되면 기쁘게 축하해 줄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시기심은 결국 마음의 문제이다. 자신의 내면을 잘 들여다보고 내면의 목소리를 잘 들을 수 있으면 시기심 없는 세상에서 서로 믿고 존중하며 사랑하고 살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건강하고 행복한 삶은 자신이 만들어 가야한다.
김종진 한국지문심리상담진흥원 원장
▲ 김종진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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