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환자담당 간호사 5명중 1명 ‘외상후 스트레스’

  • 사회/교육
  • 미담

메르스 환자담당 간호사 5명중 1명 ‘외상후 스트레스’

  • 승인 2017-01-11 16:12
  • 신문게재 2017-01-11 9면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 <연합뉴스 자료>
▲ <연합뉴스 자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논문 발표

조기 심리적 치료 검토 필요성 제기




2년 전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 감염환자를 가까이서 돌봤던 간호사 5명 가운데 1명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 간호에 참여한 간호사의 외상 후 스트레스와 영향 요인’에 대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메르스 치료에 참여했던 간호사 144명 중 32명(22.2%)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었다.

연구팀은 메르스로 ‘코호트 격리’된 3개의 상급종합병원에서 감염환자 또는 의심환자를 직접 치료한 간호사를 대상으로 2015년 10∼11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은 ▲과각성(외상 후 자극에 대해 과민 반응하는 상태) ▲회피(외상 후 생각을 둔화시키려는 노력 정도) ▲침습(외상 후 고통스러운 생각) ▲수면장애 및 정서적 마비·해리 증상 등을 묻는 22개 문항으로 이뤄졌고, 점수 구간은 최저 0점에서 최대 88점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기존의 의료계 기준을 적용해 22점 이상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판정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경향’을 보이는 ‘부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18점 이상)에 해당한 간호사는 40명(27.8%)으로 파악됐다.

외상 후 스트레스란 극심한 외상성 스트레스 사건에 노출된 후 정신적, 생리적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연구팀은 메르스 최일선에 있었던 간호사가 받은 스트레스는 119구급대원, 소방관, 정신과 병동 간호사가 받는 것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신종 감염병 발생에 대비한 의료진 보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연구에 의하면, 직업군 중 소방관, 119구급대, 간호사 등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심한 편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소방관의 9.7%, 119구급대의 13.8%, 정신과 병동 간호사의 14∼17%, 응급실 간호사의 20.4% 정도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의료인은 사건 발생 13∼26개월 후에도 높은 수준의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겪는다”며 “외상 후 스트레스가 시간이 지나가면서 호전되기를 기대하기보다 조기에 심리적 치료를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메르스는 2015년 5월 20일에 국내에서 첫 확진 환자가 나왔다. 이후 확진자 186명, 사망자 38명, 격리 해제자 1만 6752명이 발생했으며, 전체 메르스 감염자 중 39명(21%)이 병원 종사자였고, 그중 간호사가 15명(8.1%)이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3.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4.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1.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2.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3.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4. 대전시노인복지관협회 종사자 역량강화 워크숍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