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범정 태평양 노무법인 노무사 |
지난해까지 이들은 국회 사무처와 도급계약을 맺은 용역업체 소속의 비정규직 직원이었다.
2006년부터 10년 넘게 매일 오전 6시에 출근해 오후 4시까지 일해도 매달 이들이 받는 급여는 140만원 수준이었다. 그동안 인권유린 사례도 보고되었다. 국회에 상주해 있는 용역업체 관리소장에게 찍히면 이들은 '기합'을 받곤 했다 한다. 나이 불문하고 한여름 땡볕에 집합시키거나 다른 구역의 청소업무를 시키는 식의 횡포를 당했다고도 한다. 항변이라도 하면 횡포는 더 심해졌다고 한다. 이들이 용역회사의 갖은 횡포와 탄압에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언젠가는 정규직이 될 수 있을거란 희망 때문이었다.
2011년 당시 박희태 국회의장이 이들을 '국회가 직접 고용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러나 그 약속은 그 이후로도 지켜지지 않았다. 국회사무처는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했고, 정부는 예산이 없다며 이들의 요구를 묵살해왔다. 참다못한 청소노동자들이 들고 일어났다. 2013년 12월 이들은 국회의 약속 이행을 요구하며 200명 노동자들이 국회본관 복도에서 침묵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냉담했다. 여당의 한 중진의원은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노동3권이 보장되고 그러다 파업이라도 하면 관리가 힘들어진다'며 이들의 정규직 전환을 정면으로 반대해서 언론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우여곡절끝에 지난 6월 정세균 국회의장이 취임 간담회에서 “국회 청소노동자들의 직접고용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후, 적극 추진해서 비로소 결실을 보게 되었다. 새해부터 이들은 국회 직원으로 직접 채용되어, 정규직 직원으로 처우가 바뀐다. 임금도 올라가고 다른 국회 정규직원과 마찬가지로 상여금도 지급된다.
하지만 아직도 산적한 문제들이 남아있다. 대다수의 공공기관 청소노동자들은 여전히 처우가 개선되지 않고 비정규직 용역직원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부분 위탁용역업체 비정규직 직원으로 채용되어 저임금과 고용불안, 열악한 근로조건에 놓여있다. 임금은 대부분 최저임금에 맞춰져있고, 기타 근로조건도 정규직에 비해 열악한 형편이다. 일반 근로자들의 경우 한 사업장에서 2년을 초과하여 근로하게 되면 기간제보호법상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전환되어 법적인 보호를 받는다. 하지만 이들은 1년 단위 계약직으로 남아있어 입찰 용역업체가 바뀔 때마다 고용불안에 놓여있다.
이번 국회 청소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이 우리사회의 비정규직이 처한 문제를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박범정 태평양 노무법인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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