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리뷰] 메이커 운동, 대전에 거는 기대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사이언스 리뷰] 메이커 운동, 대전에 거는 기대

  • 승인 2017-01-08 11:22
  • 신문게재 2017-01-09 22면
  • 함진호 ETRI 표준연구본부 책임연구원함진호 ETRI 표준연구본부 책임연구원
▲ 함진호 ETRI 표준연구본부 책임연구원
▲ 함진호 ETRI 표준연구본부 책임연구원
중국 베이징 중관촌(中關村)의 거리가 떠들썩하다. 중국 창업의 요람이라 불리며 창업거리가 있는 곳이다. 유명세를 타자 언론사와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거리의 카페마다 젊은이들이 앉아 창업 아이템에 대해 토론하고 있고, 중국판 실리콘밸리를 만들고 있다. 촹쿼(創客)이라 불리는 젊은 창업가들로 북적이며 창업에 대한 열풍을 실감케 한다.

이미 중국은 더 이상 아래로 볼 수 있는 위치가 더 이상 아니다. 중국은 최근 10년간 비약적인 ICT발전을 이뤄냈다. 텐센트, 화웨이, 위챗, 알리바바 등의 세계적 ICT기업을 키우기도 했다. 중국몽(中國夢)이라는 중국 전략도 향후 세계 1위 목표의 중국의 의지를 잘 반영해 주고 있다. 그들의 꿈을 실현시키고자 하는 의지인 셈이다.

중국 명문, 칭화대에 마련된 '메이커 스페이스'에는 아이디어를 실행으로 옮기려는 학생들로 붐빈다. 중관촌의 내로라하는 혁신적 기업이나 ICT 기관보다, 기술을 활용해 아이디어를 발전시켜나가는 이 젊은이들이 중국의 차세대 성장 동력임이 자명해 보인다.

'과학문화도시'로 꼽히는 대전은 중관촌과 비슷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대덕연구개발특구에는 국책연구기관들이 첨단 기술을 연구하고 있고, KAIST를 비롯한 대학에서는 학생들의 열기가 대단하다. 국립중앙과학관에서는 다양한 과학체험도 즐길 수고 행사도 자주 열린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직 대전에서의 과학은 시민의 일상 혹은 문화라 말하기는 좀 어렵다. 시민들이 과학기술을 자연스럽게 만들고 체험하며 기술을 이용하는 노하우를 축적할 기회가 부족해서다.

하지만, 최근 대전시에 메이커 문화가 조금씩 활성화 되는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 반갑다. ETRI 창업공작소에서는 예비창업자들이 3D프린터 등의 장비를 활용해 다양한 창작품을 만들고 있으며,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찾는 대학생 및 직장인들도 늘어났다. 지난해 10월 열린 제 1회 대전 메이커 페스티벌에는 200여 명 넘는 참가자들이 작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또 2200여 명의 관람객들이 이곳을 찾아 떠들썩하게 만드는 기쁨을 공유했다. 메이커 스페이스가 더 늘어나고, 연구개발특구의 우수한 인력들이 도움을 준다면 창업에 성공하는 사례들도 많아질 것이라 기대된다.

얼마 후면 대전에는 옛 충남도청 이전부지에 큰 규모의 메이커 문화를 특화한 라이브러리가 들어선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국내 최대 규모, 최고 수준의 메이커 스페이스를 갖추고, 전국에서의 접근성도 뛰어난 만큼 전국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메이커들이 몰려올 수 있을 것이다. 일상에서 혁신을 만들어보겠다는 시민들의 열망, 이것을 이뤄줄 수 있는 인프라가 이처럼 성공적으로 형성되어 나간다면 세계가 부러워하는 과학도시로 또 한 번 대전이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러한 대전시의 전략이 힘을 받으려면 무엇보다 관계 부처와 성숙한 시민의식, 그리고 시민들의 적극적 관심과 성원이 필요하다. 대전시가 메이커의 본산으로 거듭나길 기원해 본다.

함진호 ETRI 표준연구본부 책임연구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4. [사진뉴스] 한밭사랑봉사단, 중증장애인·독거노인 초청 가을 나들이
  5. [WHY이슈현장] 존폐 위기 자율방범대…대전 청년 대원 늘리기 나섰다
  1.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 충청권 소방거점 '119복합타운' 본격 활동 시작
  3. [사설] '용산초 가해 학부모' 기소가 뜻하는 것
  4. [사이언스칼럼] 탄소중립을 향한 K-과학의 저력(底力)
  5. [국감자료] 임용 1년 내 그만둔 교원, 충청권 5년간 108명… 충남 전국서 두 번째 많아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