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진호 ETRI 표준연구본부 책임연구원 |
이미 중국은 더 이상 아래로 볼 수 있는 위치가 더 이상 아니다. 중국은 최근 10년간 비약적인 ICT발전을 이뤄냈다. 텐센트, 화웨이, 위챗, 알리바바 등의 세계적 ICT기업을 키우기도 했다. 중국몽(中國夢)이라는 중국 전략도 향후 세계 1위 목표의 중국의 의지를 잘 반영해 주고 있다. 그들의 꿈을 실현시키고자 하는 의지인 셈이다.
중국 명문, 칭화대에 마련된 '메이커 스페이스'에는 아이디어를 실행으로 옮기려는 학생들로 붐빈다. 중관촌의 내로라하는 혁신적 기업이나 ICT 기관보다, 기술을 활용해 아이디어를 발전시켜나가는 이 젊은이들이 중국의 차세대 성장 동력임이 자명해 보인다.
'과학문화도시'로 꼽히는 대전은 중관촌과 비슷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대덕연구개발특구에는 국책연구기관들이 첨단 기술을 연구하고 있고, KAIST를 비롯한 대학에서는 학생들의 열기가 대단하다. 국립중앙과학관에서는 다양한 과학체험도 즐길 수고 행사도 자주 열린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직 대전에서의 과학은 시민의 일상 혹은 문화라 말하기는 좀 어렵다. 시민들이 과학기술을 자연스럽게 만들고 체험하며 기술을 이용하는 노하우를 축적할 기회가 부족해서다.
하지만, 최근 대전시에 메이커 문화가 조금씩 활성화 되는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 반갑다. ETRI 창업공작소에서는 예비창업자들이 3D프린터 등의 장비를 활용해 다양한 창작품을 만들고 있으며,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찾는 대학생 및 직장인들도 늘어났다. 지난해 10월 열린 제 1회 대전 메이커 페스티벌에는 200여 명 넘는 참가자들이 작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또 2200여 명의 관람객들이 이곳을 찾아 떠들썩하게 만드는 기쁨을 공유했다. 메이커 스페이스가 더 늘어나고, 연구개발특구의 우수한 인력들이 도움을 준다면 창업에 성공하는 사례들도 많아질 것이라 기대된다.
얼마 후면 대전에는 옛 충남도청 이전부지에 큰 규모의 메이커 문화를 특화한 라이브러리가 들어선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국내 최대 규모, 최고 수준의 메이커 스페이스를 갖추고, 전국에서의 접근성도 뛰어난 만큼 전국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메이커들이 몰려올 수 있을 것이다. 일상에서 혁신을 만들어보겠다는 시민들의 열망, 이것을 이뤄줄 수 있는 인프라가 이처럼 성공적으로 형성되어 나간다면 세계가 부러워하는 과학도시로 또 한 번 대전이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러한 대전시의 전략이 힘을 받으려면 무엇보다 관계 부처와 성숙한 시민의식, 그리고 시민들의 적극적 관심과 성원이 필요하다. 대전시가 메이커의 본산으로 거듭나길 기원해 본다.
함진호 ETRI 표준연구본부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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