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창의력, 인성 평가하는 대입제도로 전환 필요
‘개천에서 용난다’라는 말이 더이상 통용되지 않는 사회다.
우리사회에 만연한 교육불평등으로 인해 그동안 노력한 만큼 성공할 수 있었던 사회가 붕괴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자녀의 교육 성취 격차가 심해지는 교육불평등에서 시작됐으며, 이러한 교육불평등이 고착화되면서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조영달(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서울대 교수는 “초ㆍ중학교 보다는 고등학교에서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자녀의 교육 성취 격차가 굉장히 심해진다”며 “과거에는 덜했는데, 오늘날은 대학교도 마찬가지다. 불평등 구조가 고착화되기 시작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대학의 경우 부모가 여력이 있으면 해외연수, 해외인턴십 등을 다녀와서 쉽게 취직하는데,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학비를 벌기위해 고심하고 시간을 들여야 한다”며 “고등학생을 둔 학부모들이 사교육에 고통을 받는 것과 비슷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또 “해결책은 정부가 교육에 투자를 하는 것이다.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민간이 교육에 투자하는 비중은 OECD국가 중 굉장히 높은데, 정부의 투자는 굉장히 낮았다”며 “교육의 불평등의 해결책은 교육에 대한 공적인 투자가 이뤄지는 것이다. 적어도 대학까지는 국가가 책임지고 누구든지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장기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학입시제도의 방향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교육에 있어 창의력과 인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를 현장에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창의력과 인성이 대학입시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대학입시제도에 대해 누가 평가하든지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을 원하다 보니 암기된 지식을 평가하는 쪽으로 진행돼 온 것이 사실이다. 교육정책의 변화를 위해서는 대학입시제도 또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희백(한국과학교육학회장) 서울대 교수는 “지금까지 대입은 학생부, 수능성적, 면접 등을 통해 학생에 대한 자료를 얻고 선발해왔다”며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한 것은 수능이다. 하지만 수능은 학생들의 창의력이나 사고력 더 나아가 인성을 평가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생의 창의력 인선 등을 알 수 있는 것이 학생부인데, 이는 교사의 역량에 따라 다르고, 주관이 들어갈 수 있어 불편함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해서 교사도 전문성을 지니도록 고민하고 변화를 모도하는 것이 향후 교육목적에 맞는 대입제도의 전환이라는 결과로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대입제도는 조심스럽게 다뤄야하고 급격한 변화는 옳지 않다. 단기적으로 입시를 단순화하면서 학생부를 어떤 방식으로 공정하게 할 수 있는 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장기적으로는 변화하는 교육정책에 맞춰 대입제도가 근본적으로 변화한다면 사교육도 줄어들고, 학부모들도 편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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