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어린 시절 아니 젊은 시절도 그랬다. 시골장터에 사람들이 둥그렇게 몰려 있는 곳에 가면 보기도 끔찍한 뱀을 손에나 목에 감거나 주무르면서 이뱀의 그놈을 알약으로 만든 것을 며칠만 먹어봐 집나갔던 마누라도 들어와 하면서 요란을 떤다.
그런데 여기서 어김없이 뱀장사랄까 약장랄까 하는 사람이 하는 말이 있다. 말인 즉 “애들은 가라”였다. 이런 뱀장사에게도 있는 기본 양심이 오늘의 나라나 지자체를 이끄는 이들, 그리고 학자들에겐 도무지 찾아볼 수 없다는 거다.
이런 비양심이 오늘의 이 나라를 엉망진창인 꼴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이 비 양심, 어거지, 떼거지를 써갈 것 같고 일말의 양심의 기책도 그들의 가슴엔 가지고 있지도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는 것이 진솔한 심정이다.
진부한 표현이긴 하지만 교육은 ‘백년대계’라 했다. 정녕 신중하고 치밀하게 연구를 하고 그 연구의 결과를 공청회 같은 것과 같은 다양한 의견을 들어 교육에 반영 교과서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교과서를 가지고 해맑은 학생들에게 하얀 백지같은 심성과 인격을 가르쳐야 함이 마땅한 일이다.
그런데 작금의 작태를 보라. 어떠한가. 자기 부모의 훌륭함을, 지기가 살고 있는 사회의 건전함을, 자기의 국가의 빼어남을, 자기 선조의 위대함을, 그게 사실이고. 그렇다면 사실이면서 진실한 역사를 가르쳐야 교사의 도리요, 학자의 의무요, 교육부의 중차대한 책무이다.
그런데 작금, 아니 오늘의 역사 교과서 하나만 놓고도 웬수 싸우듯, 하아애나들이 먹거리를 놓고 물고 뜯고 하듯이 아주 이런 난리가 없다. 자기들 의견과 같지 않으면 무조건 들으려 하지도 않고 적을 대하듯이, 아닌 적이 되어 기어코 자신들의 주장과 학견을 교과서에 넣으려 한다.
제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바래본다. 이 나라 미래의 명운을 좌우할 역사교과서의 올바른 선택과 교육은 후손에게 끼칠 영향이 지대하다. 이같은 심대한 역사적 소명에 관계되는 이들은 자중자애 양심있는 교육철학을 행세해야 마땅하다.
자칫 자신들의 떼거리 패싸움의 승리만을 위한 우리의 자랑스런 역사교육을 그르치게 한다면 훗날 역사의 죄인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하겠다. 소탐대실, 정저지와의 사고와 행동에서 과감하고 용기있는 큰 변신을 빈다.
김선호 전 한밭대 인문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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