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대부분 부정적, 국민의당 후보별 갈려
새누리-신당 유승민 제외 대체로 호의
조기대선 정국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귀국 초읽기에 들어간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두고 정치권의 셈법이 복잡하다.
반 전 총장의 정치적 행선지를 두고 정당별 후보별 세력별로 각자 유불리를 따져가며 선긋기 또는 영입 저울질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반 전 총장은 10년간의 해외 생활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라 12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반 전 총장은 도착 직후 귀국 보고를 통해 자신을 지지.성원해준 국민들 덕분에 유엔사무총장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앞으로 조국을 위해 봉사하겠다면서 대권 도전 의사를 분명히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구체적인 행보, 즉 어느 세력과 연대할지 신당을 창당할지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당분간 정당에 몸담지 않고 국민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시간을 가지며 자신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끌어올려 몸값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전망되는 반 전 총장의 행보를 바라보는 정치권의 속내는 제각각이다.
먼저 민주당은 대체로 반 전 총장에게 부정적이다. 연대는 고사하고 극복해야 할 상대로 여기는 모양새다.
대선 후보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 측은 반 전 총장에 십자포화를 날렸다.
문 전 대표는 지난 4일 고향 경남을 방문해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구시대ㆍ구체제 속에서 늘 누려온 분”이라며 직접 반 전 총장에게 견제구를 날렸다. 또 “오래 해외에 나가있어 정치활동을 안 해 검증되지 않아 검증을 거쳐야 하고, 이 어려운 시기에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준비가 됐을까”라고 반문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반 전 총장은 정치판에 기웃거리지 말라”며 선제공격을 하기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 등 민주당 다른 잠룡들도 반 전 총장에 대해 호의적이지는 않다.
제3지대와 플래폼 정치를 표방하는 국민의당 기류는 좀 복잡하다. 일단 안철수 전 대표 측은 반 전 총장을 연대의 대상으로 설정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대표 후보로 나선 박지원 의원도 무조건 꽃가마를 태울 수 없고 경선을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하지만 주승용 원내대표나 김동철 의원 등은 반 전 총장에 대해 문호를 열어놓고 있다.
친박세력을 제외한 새누리당과 개혁보수신당은 반 전 총장을 영입해 중도보수대연합의 구심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에서 반 전 총장을 직접 만나고 온 경대수 의원은 지난 3일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해 “반 전 총장이 새누리와 보수신당의 통합구심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보수진영에서도 유승민 의원 등은 반 전 총장을 경계하고 있는 눈치다.
정치권 관계자는 “반 전 총장이 귀국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그를 따르겠다는 범여권 충청 출신 의원들이 다수 있고, 반 전 총장 지지모임도 다수 만들어진 상태여서 대중 동원력도 웬만한 후보에 뒤지지 않아 반 전 총장을 둘러싼 밀당이 본격화 될 것이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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