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간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선보이는 이번 작품은 중견배우 손숙이 파트너로 나서고 그의 제자들이 뜻으로 함께 함께한 데 더욱 의미가 있다.
몇 해 전 '세일즈맨의 죽음'을 재해석한 연극 '아버지'로 2년 동안 전국 순회공연을 열기도 했던 이순재가 이번에는 원작에 충실한 '세일즈맨의 죽음'을 선보이게 된 것이다.
현대 희곡의 거장 아서 밀러의 대표작인 '세일즈맨의 죽음'은 평범한 개인 윌리 로먼을 통해 무너진 아메리칸드림의 잔해 속에 허망한 꿈을 쫓는 소시민의 비극을 그린다.
자본주의의 잔인함을 고발하고 인간성 회복을 호소하는 동시에 현대 미국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엿볼 수 있는 명작이다. 1949년 초연과 함께 연극계 3대 상인 퓰리처상, 연극비평가상, 앙투아네트상을 모두 수상한 최고의 작품이기도 하다.
한평생 세일즈맨으로 가정을 꾸렸지만 자본주의의 폐해에 밀려 사회적으로 매장당한 가장 윌리 로먼이 죽음을 건 최후의 자기 주장이 깊은 울림을 준다.
이순재는 이번 공연에서 주인공이자 세일즈맨 '윌리 로먼'역을 맡아 3시간에 달하는 긴 시간과 많은 대사를 팔순을 넘긴 나이에도 철저한 자기관리로 흔들림 없이 이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구성으로 된 세일즈맨의 죽음은 윌리가 극 전체를 끌어간다. 30년 동안 성실하게 살아온 윌리는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끝내 놓지 않는다.
60년 동안 배우라는 외길을 걸어온 이순재는 윌리 그 자체였음을 느낄 수 있게 한다.
극은 주인공 윌리 로만이 출장에서 돌아오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윌리는 외판원이다. 30년 동안 외판원으로 살아오면서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긍심을 가진 인물이다. 성실하게 일하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윌리는 자신의 신념을 아들에게 투영한다. 두 아들 비프와 해피는 윌리의 기대와는 다른 삶을 산다. 외판원으로서 행복했던 시대는 지나가고 해고 위기에 처한다. 비프는 아버지의 비현실성을 견디지 못한다. 윌리는 자신의 기대와는 반대로 어긋나는 삶과 아들의 실패를 보며 현실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살아있을 때 보다 죽음 이후에 자신의 가치를 더 인정받는 삶의 아이러니를 보여주는 것이다.
1949년 발표된 아서 밀러의 희곡 '세일즈맨의 죽음'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와 닿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에 소개되는 작품은 특별히 '배우 이순재 연기 인생 60주년 기념공연'으로 우리나라 최고의 명배우 이순재의 60년간의 농익은 연기 인생이 집약될 기념비적 무대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이번 공연에는 대학로를 대표하는 젊은 연극인들과 배우 이순재의 다수의 제자들이 참여함으로써 명배우이자 스승인 이순재에 대한 헌정 무대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금 오후 7시 30분·토 오후 3시
R석/5만원·S석/3만원·A석/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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