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2017년, 세종대왕과 같은 지도자가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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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2017년, 세종대왕과 같은 지도자가 필요한 때

  • 승인 2017-01-03 11:09
  • 신문게재 2017-01-04 23면
  • 정영애 선문대 교수정영애 선문대 교수
▲ 정영애 선문대 교수
▲ 정영애 선문대 교수
다사다난했던 병신년을 마감하고 새해를 맞이하였다. 지인들의 새해 인사에는 지난해의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고자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서로가 서로를 보듬으며 조금 더 나은 새해를 맞이하길 바라는 위로의 마음을 주고받았다. 지난해의 상실감이 너무 깊어서인지 새해에는 더 나은 삶을 바라기 보다는 더 나빠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한 듯하다.

그러나 무작정 밝은 새해인사를 건네기에 우리 사회는 아직 너무도 암울하다. 아직도 미궁에 빠져 있는 세월호 사건, 대통령 탄핵, 인간다움의 부재로 야기된 사회 범죄와 같은 당면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이런 과제들이 해결되길 바라는 국민들은 주말이면 어김없이 광화문으로 모여든다. 광화문에 모여드는 촛불들은 어쩌면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문제해결을 바라는 갈망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인들은 급히 해결해야 하는 문제보다는 2017년에 있을 대통령 선거로 무게중심을 옮겨 발 빠르게 이합집산하고 있다. 가능성이 있는 후보 곁으로 군집하는 것을 채근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자신들의 에너지를 투자할 만큼의 가치 있는 후보임을 검증하였는가에 대해서는 분명히 따져 묻고 싶다. 지도자의 자질과는 상관없이 권력의 논리에 의해 에너지가 모이게 되면 또 다시 이전의 과오를 그대로 답습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병신년 마지막 날의 촛불집회를 보며, 이번 대선의 승자는 광화문 광장에서 매주 이유 있는 집회를 지켜보고 있는 세종대왕과 같은 지도자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현재와 같은 혼란의 시대에는 세종대왕과 같은 정의롭고 백성과 함께 하는 지도자가 절실하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세종대왕은 백성들이 무지하여 겪는 고충 해결을 위해 훈민정음을 창제하여 제공함으로써 글을 쉽게 배우고 이치를 깨닫게 하여 무지에서 오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였다. 세상에 버릴 사람은 하나도 없다는 박연의 주장을 받아들인 세종은 장애인에게 자립할 수 있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하였다. 만삭 또는 출산 직후에 일을 해야 하는 여관노비들과 가족에게 출산휴가를 주어 아이를 낳아 기르는데 문제가 없도록 배려하였다. 세종은 사각지대의 비주류까지 고루 챙기는 어진 임금이었고, 매우 선진적인 복지정책을 펼친 임금이었다. 또한 출신보다는 재능 있는 장영실과 같은 인재를 발탁하여 그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하였고 그 결과 과학 분야에서도 혁신적인 업적을 남겼다.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를 위해서는 수신제가(修身齊家)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했다. 일국의 지도자는 스스로를 잘 다듬은 사람이어야 한다. 주변의 사람들에 의해 흔들리지 않을 만큼 수양한 사람이어야 지도자 본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검증은 우리의 몫이지만 차기 대선 후보들은 최소한 다음의 세 가지 자질을 갖추고 있었으면 한다.

첫째, 지도자는 혜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본질을 꿰뚫어 보아야 바른 길이 보이기 때문이다. 둘째, 지도자는 애민정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국가의 어떤 정책이든 그 중심에는 반드시 국민이 있어야 하고, 그것은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셋째, 지도자는 예의염치가 있어야 한다. 스스로 체면을 차릴 줄 알며 청렴하고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을 가져야 정의의 실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많은 대선 후보 중 한 명의 대통령은 국민투표에 의해 결정되며 결국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국민들의 몫이다. 이번 대선은 최소한 지금보다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17년 정유년에는 참다운 지도자와 지혜로운 국민들이 어우러져 어느 시인의 시구처럼 모든 국민들의 “마음엔 평평한 세상이 와 그림자 없었으면 좋겠다.”

정영애 선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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