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 건강하게 잘 다녀오겠습니다.”
머리를 짧게 자르고 입영소 정문 앞에서 한 훈련병이 부모님께 외쳤다.
2일 2017년 새해,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입영심사대에서 첫 입영식이 열렸다.
이날 훈련병 637명, 부사관 후보생 1139명(여군 275명 포함) 등 모두 1776명이 입영했다.
이날 행사는 예비 군인들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고 가족과 친지들의 긴장감을 해소하기 위해 공연이 준비됐다.
오후 1시가 되자 입대를 하려는 예비 군인들 부모, 친척, 지인, 친구들이 입영심사대로 몰려들었다.
육군훈련소에서 준비한 밴드, 성악ㆍ트럼펫 공연, 모듬북 공연, 참석자들의 즉석 장기자랑 등이 이어졌다.
공연을 즐기며 입영식을 기다리고 있다는 서현호(22)씨는 “취사병으로 지원해 입대하게 됐다”며 “취사병 지원율도 높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학교 학과가 요리 쪽이기에 가산점을 받아 운이 좋게 원하는 병과로 가게 됐다”고 말했다.
서씨의 큰아버지인 서동욱(59)씨는 “남자로 태어나 국가의 부름을 받고 군복무를 하게 돼 자랑스럽다”며 “힘들더라도 잘 참아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 전 장병들이 줄을 서기 시작하자 여군들이 눈에 띄었다.
배은누리(23) 여군 장병은 “제복을 입는 모습에 반해 여군에 지원하게 됐다”며 “5년 이상 복무할 수 있어 부모님이 걱정하시기도 했지만, 학교에서 지원할 수 있다는 소리를 듣고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새해 첫 입영하는 장병들을 위해 군악대가 등장해 애국가 제창, 묵념, 부모님께 대한 경례 등 입영행사가 펼쳐졌다.
입영식을 마치고 연병장을 돌며 부모님께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며 퇴장했다.
아들, 딸을 군에 보내는 부모님과 친구, 친척들은 연신 손을 흔들어 대거나 박수를 보냈다.
이들은 군 입영자들이 눈 앞에서 사라질 때까지 눈물을 흘리며 자리를 떠나지 못하기도 했다.
구재서 육군훈련소장은 “그동안 귀하게 키워온 아들, 딸들을 대한민국과 육군에 맡겨 주신 부모님께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며 “엄중한 안보상황을 직시하고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장병육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입소한 훈련병과 부사관 후보생은 앞으로 5주동안의 군 기본 자세와 각개전투, 사격 등 군인으로 갖춰야 할 전투기술을 배우고 야전부대로 배치되거나 병과와 부사관학교에서 교육을 받게 된다. 구창민 기자 kcm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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