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암은 아니지만… 항문의 모든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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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암은 아니지만… 항문의 모든 병

추위·알코올 섭취 악화시켜

  • 승인 2017-01-02 10:47
  • 신문게재 2017-01-03 12면
  • 최병민 유성선병원 대장항문외과 과장최병민 유성선병원 대장항문외과 과장
[건강, 알고 지킵시다] 겨울철 치질질환


▲ 최병민 유성선병원 대장항문외과 과장
▲ 최병민 유성선병원 대장항문외과 과장
연말은 영하로 뚝 떨어지는 추위와 잦은 음주로 남모를 고통 '치질'이 더욱 심해지는 계절이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12월부터 2월까지 겨울철 치질 환자 수는 9~11월 환자 수보다 50% 가량 많다. 낮은 기온으로 모세혈관이 수축하며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데다 연말 모임에서 섭취하는 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 술 등이 변비나 설사를 유발해 항문 질환을 악화시키는 탓이다. 이 중에서도 항문 내 점막 및 점막하조직이 밖으로 밀려나오는 '치핵'은 전체 치질 환자의 70%를 차지한다.

치질은 항문에 생기는 암을 제외한 양성 질환을 통칭하는 것으로 치핵, 치루, 치열 등으로 구분된다. 치질 중 가장 흔한 치핵은 항문 안의 혈관조직을 포함하는 점막 및 점막하조직 덩어리가 항문 밖으로 꽃이 핀 것처럼 밀려 내려오는 것으로 주변 항문관과의 지지력이 약화돼 발생한다.

특히 입원 진료가 많은 질병으로 손꼽히는 치핵의 원인은 복합적인데 항문혈관을 확장시키는 자세 등 생활태도가 주요 원인이 된다. 화장실에 필요이상으로 오래 앉아있거나 쪼그리고 앉아있는 자세, 방바닥에 앉는 습관 등은 항문 혈관 안에 피가 고이게 해 혈관을 확장시킨다. 알코올 섭취는 혈관을 늘어나게 할 수 있어 잦은 과음도 치핵의 원인으로 꼽힌다.

변비로 인해 변을 볼 때 힘을 많이 주게 되면 복압이 올라가 혈관 내 피가 많이 들어차게 된다. 가파른 산을 오르거나 무거운 것을 드는 행위 등도 비슷한 결과를 초래해 항문혈관 확장으로 이어진다. 임신과 출산도 치핵을 악화시킬 수 있다. 임신 중 증가하는 황체호르몬은 장운동에 영향을 줘 변비를 유발한다. 임신 중에는 복압이 올라가 항문 혈액순환에 장애를 일으키고 조직이 연해지며 혈액 양이 늘어나는 등 다양한 원인으로 치핵이 심해진다.

치핵은 항문 안 치상선을 기준으로 치상선 상부의 내치핵과 하부의 외치핵, 두 부분이 혼재된 혼합치핵으로 구분된다. 치핵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항문 부위를 살펴본 뒤 항문 수지검사와 항문경 검사를 진행한다. 치핵 치료는 보존적 요법과 외과적 수술로 나뉜다. 변 완하제 사용, 식이요법, 통증치료, 좌욕 및 배변습관 교정 등을 포함하는 보존적 요법은 일시적으로 증상을 호전시킨다. 특히 좌욕은 항문 통증의 주원인인 항문괄약근의 경련을 이완시켜 통증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외과적 수술은 보조술식과 치핵근본술식으로 구분된다. 부식제 주입법, 고무밴드결찰술, 치핵동맥결찰술 등의 보조술식은 치핵을 절제하지 않고 치핵 점막을 고정시키거나 혈관조직을 동여매 치핵의 크기를 줄이는 방법이다.

치핵근본술식은 치핵조직을 절제하는 방법이 주로 행해져왔지만 최근에는 직장점막절제를 통해 밀려나온 치핵을 본래 위치로 복원시키는 'PPH 치질수술법'이 각광받고 있다. PPH 수술법은 기존 방식보다 수술 후 통증이나 불편이 적어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빠르고 재발이 적은 것이 강점이다.

치핵과 같은 항문질환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증상이 악화돼 일상생활에 상당한 불편을 끼친다. 탈홍 정도에 따라 치료법에 차이가 있는 만큼 대장항문외과 전문의와 상담 후 정확한 진단을 통해 수술여부와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병민 유성선병원 대장항문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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