윽박지르는 등 보호 조치 소홀
<속보>=대전 서구 A중학교에서 학교폭력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들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에 대한 보호 조치도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본보 12월16일ㆍ23일자 7면 보도>
피해학생 학부모에 따르면 코뼈와 이가 부러져 수술을 받은 B군은 7일 후 퇴원해 학교에 등교했지만, 교실에는 ‘쌍방이다’, ‘B군이 가해자다’라는 이야기가 퍼져 있었다.
당시는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리기도 전인데, 학교는 이미 ‘쌍방폭행’으로 결론을 내린 듯한 분위기 였으며, 한 교사는 수업시간에 “헤드록은 살인행위다”라는 발언까지 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B군은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피해학생 학부모가 항의 및 반 교체를 요구하자 그제서야 학교는 반을 교체하는 등 피해자 보호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B군이 상담교사와의 상담을 원하자 담임교사는 체육시간에 갈 것을 지시했고, 이에 B군이 체육교사에게 허락을 구하자 “왜 내 시간에 상담을 받느냐”며 화를 내고 윽박지른 경우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 같은 분위기는 B군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안겼고, B군은 현재까지 정신과 치료와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B군을 상담한 정신과 의사의 소견에는 ‘B군은 이 사건으로 인해 자기 비하 및 회의감과 더불어 자살사고도 엿보인다. 또 정서적 우울감, 불안감, 긴장감과 같은 부정적인 정서가 내재돼 있는 것으로 여겨지며, 특히 억울함이 상당해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B군이 4월 19일부터 5월 25일까지 학교에서 6차례의 상담을 받았으나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학교는 정반대의 입장을 전했다.
A중학교 교장은 “학교는 사건 이후 상담 등을 통해 B군이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왔다”며 “교사들이 최선을 다한 결과, B군은 사건이 일어나기 전보다 공부도 더 열심히하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더 잘하는 학생으로 변모했다”고 밝혔다.
피해학생 학부모는 “학교의 잘못된 조사로 피해를 입고도 쌍방폭행으로 결론이 나면서 가해자가 됐다”며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고 싶은 뿐”이라고 말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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