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개인택시 123대 줄여…목표치 9.2% 불과
市 내년부터 형평성 고려 법인택시 감차 추진
대전시의 택시감차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택시감차 시범도시로써 야심차게 사업을 시작했으나, 출연금 납부를 놓고 개인택시사업자와 갈등을 보이다 최근 출연금 납부가 중단돼 택시감차를 위한 재원 마련이 요원해졌기 때문이다.
29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2014년 택시총량 산정에서 과잉 공급량으로 분석된 1336대(전체 15%)를 줄이기 위한 택시감차사업을 시행해 왔다.
국토교통부로부터 택시감차사업 시범도시로 선정된 시는 개인택시 면허 보상 가격을 대당 9000만원으로 책정했다.
이중 국ㆍ시비 보조금으로 5300만원이 지원되고, 개인택시사업자 출연금으로 3700만원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재원을 마련키로 했다.
이에 따라 개인택시조합은 지난해 택시감차 출연금 명목으로 10억 9000여만원을 시에 지급했다.
또 올해부터는 개인택시사업자가 1인당 5만원씩 출연금을 납부해 택시감차 재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일부 개인택시사업자들이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출연금 납부를 거부하는 등 갈등 양상이 빚어졌다.
시는 출연금 납부를 거부할 경우 유가 보조금과 카드 수수료 지급을 정지하겠다는 엄포를 놨지만, 개인택시사업자들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결국, 지난달부터 개인택시사업자들의 출연금 납부가 전면 중단되면서 택시감차 사업은 사실상 ‘올스톱’ 됐다.
개인택시 사업자 A씨는 “절차상 문제도 있었지만, 개인택시만 줄여 법인택시를 먹여 살리는 격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내부에서 많이 나왔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대전의 2년간 택시감차 실적은 저조하다.
지난해 54대와 올해 62대 등 총 개인택시 116대의 보상 감차를 진행했지만, 목표치의 9.2%만 줄였을 뿐이다.
이달 현재 법인택시는 76개사 3370대가 운행하고 있으며, 개인택시는 기존 5480대에서 감차 123대(보상 116, 자연 감소 7)를 제외한 5357대가 운행되고 있다.
법인과 개인택시를 합하면 모두 8727대에 달해 포화 상태다.
시는 내년부터 형평성을 고려해 법인택시 감차 사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개인택시 감차 비율에 따라 내년 72대, 2018년 51대의 법인택시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강제가 아닌 자율 감차이고 뚜렷한 재원마련 계획이 없어 택시감차 사업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시 관계자는 “개인택시사업자의 출연금 납부가 중단됐어도 택시감차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자율신청을 받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형평성을 고려해 법인택시 감차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