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위원회 열어 인명진 목사 비대위원장 선출
친박 주류 2선 후퇴, 당 본격 쇄신 나서는 모습
새누리당이 ‘인명진 비상대책위’ 체제로 전환하면서 본격적인 당 쇄신 작업에 나선다. 비박계가 탈당해 차린 개혁보수신당(가칭)과의 ‘보수 적자(嫡子)’ 경쟁의 막이 오를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29일 오후 국회에서 전국위원회를 열어 인명진 갈릴리교회 목사(당진 출신)를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이날 전국위에는 전체 위원 759명 중 431명이 참석해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선임의 건’을 만장일치로 추인했다.
인 비대위원장이 비대위원을 추천해 상임전국위 의결을 받으면 비대위 구성은 마무리된다. 비대위는 위원장 포함 위원 15명 이내로 구성된다.
당초 전국위 산회 직후 상임전국위를 열어 비대위원을 추인할 계획이었지만 상임전국위는 내달 초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비대위 구성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인 비대위원장은 당 대표 자격으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하기 위한 쇄신작업을 주도하게 된다.
현재 인 비대위원장은 개혁 성향의 초·재선 의원과 원외인사들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비박계 의원들의 탈당 원인이기도 했던 친박계 일부 인사들의 인적청산과 박근혜 정부 핵심 국정과제 노선 수정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개혁보수신당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정통 보수 정당 이미지와 주도권을 한꺼번에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 비대위원장은 추인 직후 인사말에서 “집권여당으로서 국정에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을 올바르게 보좌하지 못한 책임, 민생을 보살피지 못한 책임을 져야한다”며 강도 높은 개혁을 예고했다.
“개혁의 시작은 철저한 반성과 책임을 지는 것으로 시작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인 비대위원장은 내정 직후부터 발언의 강도는 달랐으나 “일부 인적 청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꾸준히 밝혀왔다.
당 안팎에선 친박계 맏형 격인 서청원 의원과 최경환 의원, 이정현 전 대표가 대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물론 인 비대위원장은 아직 인적 청산 대상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친박계에서도 당 쇄신을 위해 인명진 비대위 체제에 적극 협조하는 분위기다.
서 의원과 최 의원 모두 2선으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측근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고, 홍문종 의원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희가 독배라도 마시는 심정으로 도와드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분열된 당 분위기를 바로 잡으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정종섭 의원이 주도하는 ‘초선의원 모임’은 이날 회동을 갖고 “새롭게 당내에서 책임을 지면서 결집하자고 했다”면서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정치 혁신에서부터 정책 개발, 개헌까지 모두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유철 의원은 ‘친(親) 민생가치’를 회복해 보수의 위기를 극복하자는 취지의 ‘신보수 4050클럽’(가칭) 창립총회를 열고 활동에 들어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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