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삼패동에서 이장되기 전 무덤 확인
영조가 직접 쓴 지석과 청화백자합 10점도 수습
사도세자의 친누나로 20세에 홍역으로 사망
조선 21대 임금인 영조와 후구 영빈 이씨의 소생인 화협옹주의 이장되기 전 무덤이 남양주시 삼패동에서 확인됐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의 허가를 받아 남양주시와 (재)고려문화재연구원(원장 김병모)이 실시한 발굴조사에서 확인됐다. 화협옹주의 현재 묘는 남양주 평구마을로 이장된 상태로 남편인 상광수와 합장묘다.
화협옹주는 사도세자의 친누나로 조선 22대 임금 정조의 친고모다. 11세에 옹주로 봉작됐고 영이정 신만의 아들 영성위 신광수에게 하가했다. 옹주는 어머니 영빈 이씨를 닮아 미색이 뛰어났지만 후사없이 20세에 홍역으로 사망했다.
옹주의 묘지로 확인된 남양주시 삼패동에서는 작년 8월 목제 마와 석함 1개가 발견된 후 11월 1차 긴급 조사가 이뤄졌고 올 12월 문화재청의 긴급발굴조사비를 받아 2차 조사가 진행됐다.
2차 조사에서는 화협옹주의 장지라는 것을 증명하는 묘지와 지석, 청화백자합 10점, 분채 1점, 목제합 3점, 청동거울과 거울집, 목제 빗과 직물류가 수습됐다.
1장의 석판으로 이루어진 지석 앞면과 뒷면, 옆면에는 총 394개의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오른쪽 옆면에 ‘어제화협옹주묘지(御製和協翁主墓誌)’라는 글이 있어 아버지 영조가 직접 지은 글임을 밝히고 있다. 젊은 낭에 먼저 간 자식에 대한 애틋한 슬픔을 표현하고 있다.
죽은이의 내세를 생활을 위해 무덤에 함께 부장하는 기물인 ‘명기’는 화장품류로 추정되는 내용물로 채워진 청화백자합과 분채다. 유기물 자료가 드물 뿐 아니라 조선시대 실물자료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이번에 발굴된 자료들은 내용물 감정과 성분 분석을 통해 조선시대 왕실 여인들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화장도구로 추정되는 기물도 남아 있어 가치를 더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남양주시와 함께 추가 발굴조사를 통해 화협옹주묘를 세밀하게 조사할 예정이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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