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문화계 블랙리스트 문건 실체가 공개되자 지역 문화예술계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 26일 방송매체를 통해 공개된 문화체육관공부 블랙리스트 문건에는 교수를 비롯해 시인, 안무가 등 예술계 인사 48명과 영화사, 극단 등 43개 단체 등 91개의 이름이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스트에 포함된 예술인들은 반발했고 문화예술계 12개 단체 등은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9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강요, 업무방해 등 혐의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고발했다.
이에 특검팀은 정부세종청사에 있는 문체부의 장차관실·기획조정실·콘텐츠정책관실·관광정책과와 문체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도 압수수색해 일명 ‘블랙리스트’를 확보했다.
블랙리스트에는 지역에서 극단 떼아뜨르 고도, 대전 민예총 등 이념 성향에 따른 예술인 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문재인, 안철수, 박원순 등 야당 정치인 지지 선언 인사, 야당 정치인들과 공동으로 책을 내는 등 조금이라도 함께 활동한 이력이 있는 인사 대부분이 명단에 오르면서 정치·이념적 잣대로 문화계가 이루어진다는 데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블랙리스트에 포함 된 대전민예총의 경우 문화예술위원회의 ‘문화의 날’공모사업 등에 탈락하는 등 실제 예산 삭감의 불이익을 받았으며, 안철수 정책네트워크 내일 실행위원으로 참여한 떼아뜨르 고도 역시 각종 지원사업에 배제됐다.
앞서 지난 10월 대전작가회의 역시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실체를 정확히 규명해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고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조성칠 민예총 상임이사는 “문화예술위원회에서 하는 각종 공모사업에 신청했지만, 떨어졌다. 기획서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탈락한 줄로 알았다”며“알고보니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랐고, 리스트에 올랐던 예술인들 대부분이 탈락했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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