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안전 보고서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신용 또는 저소득층의 대출 규모가 7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금리상승에 민감한 취약차주가 보유한 부채규모는 3분기 말 기준 78조6000억원으로 전체 가계 대출의 6.4%를 차지한다.
취약차주란 3개 이상 금융기관 대출을 보유하면서 신용등급이 7∼10등급이거나 소득 하위 30%인 계층을 의미한다.
금융업권별로 취약차주 대출비중(금액기준)은 은행이 3.7%인 반면 비은행은 10.0%로 조사됐다. 특히 비은행 중 저축은행(32.3%), 여신전문금융회사(15.8%) 등은 취약차주 대출비중이 높았다.
2금융권을 포함한 전체 차주의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75% 내외로 조사됐다. 신용등급 7~10등급 저신용 차입자들의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80%를 넘는다. 향후 대출금리 상승시 가계 이자상환 부담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5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정책금리 인상을 앞두고 국내 시장금리는 이미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전국은행연합회가 집계한 KB국민·KEB하나·신한·우리·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11월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식) 평균금리는 연 3.28%로 한 달 사이 2.28% 포인트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등으로 국내 시장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며 “저신용·저소득·다중채무자 등의 차주는 금리 민감도가 높아 금리 상승 시 큰 채무상환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은은 보고서에서 국내 금융시스템을 위협할 최대 위험요인으로 가계부채 문제를 꼽았다. 국내외 금융전문가 78명을 대상으로 지난 9월 27일부터 10월 6일까지 조사한 결과 주요 리스크로 가계부채 문제(30%), 미국의 금리 정상화(14%), 취약업종 기업 구조조정(12%) 등 순으로 언급됐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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