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세종지역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수 있는 산학융합지구 국비 사업에서 탈락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산업단지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 산학융합지구 사업 신청지역인 인천, 제주, 나주, 세종, 대구 가운데 세종과 대구 지역을 선정하지 않았다.
행복청을 중심으로, 세종시ㆍ창업진흥원 등 관계기관의 지원을 통해 서울대, 카이스트 등 세계대학평가 100위권 내 4개 대학을 포함한 국내외 8개 대학과 한화, SK 등 대기업과 첨단ㆍ벤처기업 113여개사가 참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그런데도 탈락했다.
탈락 배경에는 세종시가 신도시인 만큼 아직 기업 입주가 뎌디게 진행돼 단기 성과를 올릴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세종지역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책 사업의 일환으로 도시건설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행정 뿐만 아니라 경제 기반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지원을 받아야 하는데도 실제 그렇지 않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세종시가 27일 세종벤처밸리일반사업단지 입주의향기업과의 투자협약을 체결하면서 향후 기업과 연계된 국비지원사업 추진에 청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종시는 27일 시청에서 (주)라디안 김범기 대표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종벤처밸리일반사업단지 입주의향기업 36개와 투자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으로 36개사가 세종벤처밸리 23만7821㎡의 부지에 1337억원을 투자해 1070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세종시는 내다보고 있다.
사업 기간은 2016년~2019년까지이고, 2017년 6월 산단지정이 이뤄지면 2018년 하반기 착공할 예정이다.
올해에만 하더라도 세종시의 기업유치 수는 모두 50개사로 3315억원을 투자해 2064명의 고용 창출이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일방적인 세종시 사업 지원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기존 행정력을 총동원한 기업 유치 등 자구책 마련이 향후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뿐만 아니라 올해 고배를 마신 산학융합지구 국비 사업의 경우에도 산업부가 현재 고갈됐다고 하지만 2018년 예산부터는 마련해 볼 의지를 보인 만큼 재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시민사회에서는 세종지역 정치권 역시 지역 국비 사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을 보인다.
일부 행정적인 업무와 사업 추진에 대한 정치적인 논리 싸움이 전개되고 있는 부분에 대한 경고인 셈이다.
한 시민은 “국정 농단 분위기 속에서 각 행정단위별 기관에서는 국비 사업 유치 등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상호 다툼이 어느 때보다 심화되는 분위기”라며 “세종지역의 경우에는 정치권 역시 지역민들을 우선으로 한 합리적인 사업 유치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시와 행복청 관계자는 “앞으로 세종시 경제를 확대해나가고 지역의 경쟁력을 보다 키우기 위해서는 기업 유치가 지속돼야 한다”며 “이후에도 정보 공유 등을 비롯해 협력을 통해 기업 유치에 양 기관이 팔을 걷고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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