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광석 월드비전 대전충남지부장 |
작금의 세태를 경험하며 유명한 철학자가 아니더라도 내가 살아가는 이유?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고, 살아야 되는지? 자문자답 하면서 새해를 맞는 나 스스로에게 몇 가지를 부탁의 마음으로 다짐하게 된다.
첫 번째 내 마음에 자리 잡아야 될 문구는 '평범함 속에 묻어 있는 감사함'이다. 늘 항상 변함없이 내 삶을 묵묵히 지켜봐주고 늘 그 자리에서 내 삶의 추를 멈추지 않게 해주는 일상의 위대함. 맑은 아침 공기와 바람, 나무, 새소리, 햇살이 그렇고, 순간순간 가슴앓이 하며 응원하시는 부모님의 사랑과 가족과 친구라는 이름의 남다른 격려가 위대함의 잔상들이다. 일상의 감사한 제목들이 모여 나의 순간순간을, 그리고 한 주, 한 달, 한 해를 채우게 되는 것이기에 이들을 향한 감사인사는 당연함이요, 사람됨의 도리다.
두 번째 꼽게 되는 나의 다짐은 '내 삶의 나침반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살펴보자'이다. 이맘때면 너나 할 것 없이 '바쁘다'는 진부한 표현을 마구 쏟아낸다. 그러나 이 시기에 가장 우선으로 여겨야 할 것은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하여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내 삶의 나침반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천천히 걸으면 활짝 핀 꽃도 시든 꽃도 볼 수 있다. 주위를 두리번거려야 비로소 계절을 알아볼 수 있다. 오직 정상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걸어간 사람에겐 보이지 않는 세계가 있다. 천천히 걸었을 때에야 비로소 보이는 세상을 나와의 밀담을 통해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도모해야 한다. 내 마음에게 어디에 와 있으며 어디로 가야되는지 제대로 물어보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 약속한다.
세 번째 꼭 삶속에 녹아지게 하고 싶은 것은 '언제든 내 편인 그 누군가 있었던 것처럼 또 다른 누군가에게 네 편이 있다는 것'을 알려 주고자 한다. 잘 자란 아이들의 주변에는 언제나, 어떤 상황에서도 아이들을 믿어주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어주는 사람이 있다. 부모가 아니더라도 조모나 친척, 때로는 이웃사람, 선생님 등과 같은 멘토가 있었던 것처럼 내 가까운 주변과 지구 집의 이름 모를 아이들에게 비전메이커가 되는 것이다. 금수저, 흙수저 논란이 있는 세태에서, '개천에서 용난다는 것'이 힘든 세상이라고 하지만 꿈을 펼칠 수 있는 공평한 기회만은 만들어 주고 싶다. 세상을 뒤바꿀 수 없다고 할지라도 내가 할 수 있는 몫은 찾아 삶으로 보여주며 살고 싶다. 사는 동안 얼마나 좋은 사람을 만나서 성장의 매듭을 만들 수 있었는가 하는 것이 바로 행복의 척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새해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 각 시기와 때에 맞는 환희와 행복을 안겨다 주는 것처럼 거창한 계획을 세우고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나 건강을 위해서 무엇을 하겠다는 호기보다 내 나이에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을 누리고 싶다. 한 살 더 먹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멀리하고 내 나이가 주는 즐거움을 기대하며 새해를 맞이할 것이다.
전광석 월드비전 대전충남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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