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보라카이로 떠난 여행은 아이들에게도 많은 추억이 됐다. 일본이 외가인 아이들은 영어권 나라를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 즐거운 표정과 설렘이 가득했다.
11월 24일 고대하던 여행이 시작됐다. 저녁 비행기를 통해 보라카이로 출발해 카리보 공항에 도착했다.
한국 날씨는 겨울이 시작될 무렵이었지만, 필리핀은 무더우면서도 시원한 바람이 불며 우리를 반겼다. 하지만, 그 바람이 태풍의 시작이었다. 점점 비바람이 강해져 서둘러 호텔에 도착했다. 다음날에도 태풍 영향으로 비는 계속 내렸다. 한국과 일본에서 경험하는 태풍과는 느낌이 달랐다.
필리핀 태풍 규모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이드는 한국인과 필리핀 현지인이었지만, 금세 친해졌다.
셋째날에는 태풍도 사라져 깨끗한 하늘과 아름다운 바다를 보여줬다. 텔레비전과 책에서만 볼 수 있었던 아름다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태풍 때문에 예정된 일정을 하지 못했던 우리는 모든 프로그램을 소화하느라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게 바쁘게 보냈다.
보라카이섬은 스쿠버다이빙을 하기에 좋은 환경이라 아이들과 바닷속 세계를 보고 싶었다. 아이들도 기대가 많았고, 연습까지 했지만 결국 무서워서 그냥 돌아온 것이 아쉽다.
그 외 호핑투어, 낙하산을 타고 하늘을 나는 패러세이링, 라바스톤마사지, 바람으로 움직인 세이링보트 등은 한국에서 전혀 경험하지 못한 행복한 시간이었다.
더욱이 필리핀에서 귀한 경험을 했다.
한일 양부모 가정에서 살아온 아이들이 필리핀 여행을 하게 되면서 한국에 돌아가게 되면 학교의 필리핀 친구에게 새로운 느낌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이유에서다.
아이들은 현지 가이드와 친해지면서 다시 한번 필리핀 여행 약속을 하며, 다시 여행을 오게 되면 영어공부를 통해 대화를 나누기로 약속했다.
이렇게 세계를 향해 다른 나라에 살고 있어도 벽 없이 마음 하나가 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종=아츠코 명예기자(일본)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