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세종청사를 배경으로 떠오르는 태양 |
행정수도 건설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대한민국의 지상과제다.
국토의 11.8%에 불과한 서울과 수도권에 인구와 경제력 절반이 집중된 비정상적인 상황에선 '대한민국호'(號)는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지난해 9월 발표한 '2015년 인구주택 총조사 전수집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인구 5107만명 가운데 49.5%가 수도권에 몰려 산다.
수도권 인구증가 비율은 2000년 46.3%, 2005년 48.2%, 2010년 49.2% 등에서 갈수록 늘었다.
경제적 집중도도 마찬가지다. 충남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 전국 지역내총생산(GRDP)은 1485억원으로 수도권 3개 시·도가 전국 48.8%를 차지했다.
1992년 수도권 GRDP가 전국의 46.4%를 차지한 것을 감안하면 20여년 동안 수도권과 비수도권 경제력 격차가 더 커진 셈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수도권과 지방의 질적 격차가 크다는 점이다.
문화, 여가, 의료 미디어뿐만 아니라 'SKY'로 대표되는 명문대의 서울 집중은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다.
자연스레 양질의 일자리는 서울과 수도권으로 몰리게 되고 이는 서울-수도권-지방의 서열화를 고착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권력 집중도 역시 높아졌다. 20대 국회 지역구 국회의원 의석은 모두 253석 가운데 수도권 3개 시·도에 122석이 몰려 있다.
19대보다 수도권에서 10석이 늘어난 것인데 반면, 비수도권 14개 시·도는 지역구 의석수가 19대 때보다 오히려 3석 줄어 대조적이다.
이처럼 비정상적인 사회구조는 지방민을 '2등 국민'으로 깎아내리게 한다.
행정수도 건설이 자명한 이유는 해외 사례로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특정국가의 정치, 행정, 경제를 분리하는 것은 세계적 추세다.
호주의 경우 시드니, 멜버른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지만, 불균형 발전이 계속되자 호주 정부는 1909년 당시 내륙의 불모지인 캔버라를 후보지로 선정했다.
시드니에 있던 권력의 핵심, 총독, 총리 관저를 1927년부터 옮겼고 국회의사당과 정부 부처도 이전했다.
캔버라는 현재 교육, 취업률, 문화지수 등 호주에서 최고를 자랑하는 도시로 성장했고, 자연스럽게 시드니의 과밀화는 완화됐다.
말레이시아 푸트라자야도 수도이전의 성공 사례다. 푸트라자야는 수도 쿠알라룸푸르 과밀화 및 혼잡을 줄이기 위해 정부 부처가 1999년부터 14년에 걸쳐 이곳으로 옮겨왔다.
쿠알라룸푸르 역시 상업과 금융의 중심지로 경제수도 역할을 하며 상생하고 있다.
이밖에 독일의 베를린과 본에 대한 부처분산, 브라질의 브라질리아도 행정수도 건설에 대한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김수현 사무처장은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균형발전을 위한 선택지는 수도 이전밖에 없다”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 행정수도에 대한 국민적인 공감과 합의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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