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 원자로 내진 설계 대진단]1. 하나로 내진 설계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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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 원자로 내진 설계 대진단]1. 하나로 내진 설계의 진실

23년 된 낡은 ‘하나로’ 외벽에 손바닥 만한 구멍 1800개

  • 승인 2016-12-25 14:47
  • 신문게재 2016-12-25 1면
  • 최소망 기자최소망 기자
▲ 하나로 원자로 내부.
▲ 하나로 원자로 내부.
[글 싣는 순서]
2. 설계 방식과 검증 과정의 비밀
3. 공사 중 문제는 없는가
4. 향후 하나로 운영 재개 가능성

23년 노후건물에 1800개 구멍 뚫어
H빔 연결 통한 내진 보강 추진 중
천공 그라우팅시 외벽 밀착 관건


대전 유성구 한국원자력연구원에 있는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HANARO)’는 지난 2월부터 내진 설계 보강 작업을 시작해 현재 공사 마무리 단계를 밟고 있다.

공사 초기부터 20여 년 된 노후 원자로와 원자로 외벽이 내진 보강 작업을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지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최근 경주 대지진을 비롯해 대전ㆍ충청권에서도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하나로 내진 보강 작업의 전 과정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다.

원자력연은 공사 마무리 작업을 거쳐 적어도 내년 1월 말에는 하나로 시험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에 본보는 150만 대전 시민의 운명이 달린 하나로 내진 설계의 전 과정에 대해 모두 4회에 걸쳐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하나로는 1995년부터 가동된 열출력 30Mw급의 다목적 연구용 원자로다.

현재 하나로에서 진행 중인 내진 설계 보강 작업은 원자로를 감싸는 외벽체에서만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국내 원자력 시설 내진 설계에 대한 점검을 했다.

당시 하나로 원자로 시설은 원자력안전법령상 기준 0.2g의 지진(규모 6.5)을 버틸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외벽체는 0.09g(규모 5.9)∼0.19g(규모 6.4)의 지진만 버틸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 20여 년간 외벽체 건물 전체 면적 중 4.8%가 내진 성능이 기준에 미흡했지만, 계속 운영돼 온 것이다.

원자력연은 외벽체 내진 기준을 0.3g(규모 7.0)로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다.

▲ 하나로 벽체와 벽체 내·외측에 설치될 H빔(H-beam·철 구조물) 모식도. 벽체마다 약 8~9개의 H빔이 수평방향으로 설치될 예정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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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로 벽체와 벽체 내·외측에 설치될 H빔(H-beam·철 구조물) 모식도. 벽체마다 약 8~9개의 H빔이 수평방향으로 설치될 예정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 하나로 벽체에 붙을 H빔의 상세 모식도. 벽체에 지름 10cm 크기의 구멍을 뚫어 벽체 내ㆍ외측에 약 2톤에 달하는 H빔을 벽에 붙인다. 이때 H빔을 벽체에 고정하기 위해 구멍에 볼트를 넣고 H빔을 조인다. 벽체 두께는 40cm, 공사시 발생하는 벽체 천공 수는 1800여개에 달한다.[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 하나로 벽체에 붙을 H빔의 상세 모식도. 벽체에 지름 10cm 크기의 구멍을 뚫어 벽체 내ㆍ외측에 약 2톤에 달하는 H빔을 벽에 붙인다. 이때 H빔을 벽체에 고정하기 위해 구멍에 볼트를 넣고 H빔을 조인다. 벽체 두께는 40cm, 공사시 발생하는 벽체 천공 수는 1800여개에 달한다.[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외벽체는 직사각형 모양으로 규모는 43m×43m×31m(가로×세로×높이), 벽체 두께는 40㎝다.

건축 면적(1849㎡)과 높이를 고려하면, 대전 충무체육관(1716㎡)과 비슷한 규모다.

다만, 하나로 외벽체는 일반 건물과는 달리 층이 없는 허공으로 외력에 더욱 취약하다.

또 외벽체는 1994년에 지어져 올해로 23년 된 낡은 건물이다.

외벽체 내진 작업을 위해 선택된 방식은 다음과 같다.

노후된 벽을 관통해 손바닥 크기(지름 10㎝)의 구멍 1800여 개를 뚫어 벽체 내ㆍ외측에 약 2톤에 달하는 H빔(H-beam)을 벽에 붙인다.

지진이 발생하면 원자로 건물 외벽이 받는 지진의 힘을 강재 H빔이 함께 견뎌내는 방식이다.

그러나 내진 설계 방식 중 H빔을 달고자 외벽체를 뚫는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나로 외벽에 뚫리는 구멍 한 개의 면적이 약 78㎠인 것을 고려하면, 어림잡아도 구멍 1800개의 천공 면적은 14㎡에 달한다.

즉, 약 4.2평에 달하는 천공이 하나로 외벽에 골고루 뚫려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문제는 내부 원자로와 외부의 철저한 단절을 상징하는 벽에 구멍이 났다는 데 있다.

그 구멍은 그라우팅(충전재를 건축물 틈에 주입하는 공법)을 통해 메워지지만, 기존의 외벽체 자재와는 다른 자재로 그라우팅이 이뤄진다.

따라서 새로운 충전재가 기존의 외벽에 밀착해 안전도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공사에서 중요한 문제다.

하나로 내진 설계 보강 공사는 공사 규모와 원자력 관련 건물을 공사한다는 특수성 때문에 필요 이상의 안전이 요구된다.

자칫 공사장에 투입된 작업자 약 60명의 안전은 물론 150만 대전 시민들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도 있는 중대한 공사다.

원자력연 관계자는 “구멍을 뚫는 것은 구조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천공한 부분은 기존보다 더 단단한 콘크리트로 막을 계획”이라면서“내진 설계, 검증 모두 인허가가 완료된 사항이다”라고 말했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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