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휼의 세상 거꾸로 보기] 맹목적 충성이 애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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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휼의 세상 거꾸로 보기] 맹목적 충성이 애국인가

이완순 소설가

  • 승인 2016-12-23 00:01
  • 이완순 소설가이완순 소설가
대한민국의 오천만 국민 중에 천삼백만 이상이 기독교도이고 천만 이상이 불교도이지만 실질적으로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는 의식은 여전히 유교적이다. 한국인은 유교적 사고와 관습 속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忠과 孝를 가장 소중히 여기고 산다. “사는 것도 모르는데 어떻게 죽은 뒤를 알겠느냐”며 神을 부정하고 인간을 가장 중시하는 유교는 후손의 삶을 나의 내세로 여기고, 맹목적 충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짙어 자연스럽게 불의가 세습되기도 한다.

대한민국엔 최순실 게이트로 오랫동안 감춰져 있던 참담한 현실이 여실히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탄핵을 반대하고 박 대통령을 옹호하려는 수구세력이 많다. 이미 탄핵정국에 진입했고 특검이 진행되고 있는데도 이를 막으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고, 친박과 비박의 싸움질로 수구정파인 새누리당이 분당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진정한 忠은 간언(諫言)에서 비롯되는 것인 줄 모르고 무조건 복종했으며, 국민이 준 권력을 사유화해 온갖 비리를 저지른 대통령을 끝까지 지키겠다는 사람들이 과연 진정한 보수인가? 국가안보라는 이름 아래 강행한 개성공단 폐쇄, 사드배치 결정,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 굴욕적인 한일위안부합의, 역사왜곡 국정교과서 추진, 세월호 참사 등 박 대통령은 국민을 보호해야 할 책임을 저버렸다.

최악의 정치는 백성과 싸우는 정치이다. 국민들은 “이게 나라냐”며 깊은 자괴감에 빠져 정치권에 대한 분노가 날이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 국정조사에 핵심증인이 모두 불참했고 참여한 증인도 대부분 “모른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모르쇠로 일관했기 때문에 끓어오르는 국민의 분심이 절대로 수그러들지 않을 것 같다.

그러므로 역사에 길이 남고 후손에 누가 되지 않을 정치인이 되고 싶다면 시대상황을 정확히 파악해야하며, 이해득실을 놓고 좌고우면할 게 아니라 재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비판적 충성을 강조한 사마천은 “史記”에서 열전의 인물을 선정할 때 윤리나 도덕적 판단으로 하지 않고 시대상을 반영하거나 역사적 의미를 기준으로 했다. 지금은 정치, 경제, 사회 제도를 새롭게 개혁해야할 경장(更張)이 필요한 시대이다.

공자가 불이과(不二過)라 했듯 같은 잘못을 또 다시 범해서는 안 된다. 제3지대 통합론이 대세이지만 비박과 비문이 통합한들 세기의 이 혼란을 잘 수습할 수 있으며, 과연 그들을 진정한 중도라고 믿을 수 있겠는가?

더욱 제3지대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람이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라고 하니 한심하다 못해 참담하다. 노무현 계열이었던 사람이 박근혜에 빌붙어 “한일 양국이 24년간 어려운 현안이었던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합의에 이른 것을 축하한다.”며 “박 대통령께서 비젼을 갖고 올바른 용단을 내린데 대해 역사가 높이 평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사람이 차기 대통령이 된다면 정말 여기에서 한 발짝이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겠는가? 좌든 우든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하는 사람에겐 신뢰성이 없다. 오죽하면 미국 ‘폴리티코 매거진’이 “반기문은 미국의 푸들”이라 했고,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반기문 사무총장은 실패한 리더이자 역대 최악의 총장 중 한명이다”고 말했겠는가? 영국 ‘텔레그레프’는 “UN역사상 최악의 사무총장이 한국에서는 차기 대통령 유력후보”라며 비웃고, ‘AFP통신’은 “그는 한국에서의 높은 지지율을 즐기고 있다”며 비아냥거렸다.

물론 현 상황에선 야당의 잠룡들도 잘 하고 있다고 말할 순 없다. 고구마, 사이다, 묵은 지, 밥이라며 서로 물고 뜯는 모습도 그다지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가장 먼저 탄핵을 주장한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시원하다며 사이다라 하고, 촛불정국에서 박근혜의 명예로운 퇴진을 보장하겠다고 했다가 민심이 흉흉해지자 탄핵을 강조하는 쪽으로 돌아선 문재인 전 대표에게 답답하다며 고구마라는 호칭을 던진 것이 바로 민심의 표상이다. “목마르고 배고플 때 갑자기 고구마를 먹으면 체한다.”는 이재명 시장의 말에 “고구마는 배를 든든하게 하지만 탄산음료는 밥이 아니지 않나. 사이다는 금방 목이 마르다”라는 문재인 전 대표의 민심을 바로보지 못한 반격은 참으로 우습기만 하다.

위인은 시대가 만든다고 했다. 시대에 맞지 않는 사람을 지도자로 삼아선 안 된다. 탄핵을 서두르고, 물심양면으로 특검에 협조해 혼란한 정국을 빨리 수습할 수 있는 능력이 탁월한 정치가를 선택해서 국민이 힘을 몰아줘야한다.

아무래도 지금 보이는 인물 중엔 이런 초유의 국정농단사태를 재빨리, 올바르게 수습할 수 있는 사람은 이재명 성남시장뿐이다. 철저하게 친일파척결을 단행하겠다고 공언했으니 더 신뢰가 간다. 대한민국이 이렇게까지 처참한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은 해방 후 친일파를 전혀 척결하지 못했고, 친일파들이 기득권 유지를 위해 썩은 권력에 빌붙었기 때문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시대를 읽어내는 촉이 뛰어나고 거침없는 지도력이 있어 기대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민족주의를 추구하는 한국판 트럼프로 거듭나 대선에 꼭 성공해서 하루 빨리 통일을 이루고 국민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 가능성이 매우 높은 이재명 성남시장의 광폭행보를 응원한다.

이완순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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