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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말썽꾸러기 초등학생이 있었다. 선생님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숙제도 매번 해 오지 않는 한 마디로 문제아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아이는 잘해보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고 숙제를 열심히 해갔지만 선생님은 도통 믿어주질 않고 도리어 남의 숙제를 대신 가져왔다고 체벌까지 가했다. 너무도 억울해 하교 길에 언덕에서 선생님을 향해 울면서 돌을 던졌던 그 아이는 커서 훗날 도끼만행으로 14명을 죽이기까지 한 살인마 김대두가 되었다.
또 한명의 가정생활이 어려운 초등학교 소년이 있었다. 미술시간에 크레파스를 가져오지 않자 선생님께서는 다음엔 훔쳐서라도 준비물을 가져오라고 호통을 쳤다. 소년은 그 이후 훔치는 일을 스스럼없이 시작하여 17년이 지나 지존파 살인마 김기환이 되었다. 판사는 김기환에게 마지막으로 할 말이 없느냐고 물었다. 그는 그때 초등학교 선생님의 말 한마디가 자신을 이렇게 만들었다며 원망을 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다 사형집행으로 삶을 마감했다.
이와 반대로 불우한 가정에 7남매 중 다섯째로 술주정과 폭행이 심한 아버지 밑에서 자라나 2살 때 앓은 소아마비로 걷지 못하는 소년이 있었다. 어머니 등에 업혀 초등학교를 입학하려 했지만 장애가 너무 심해 학교에서 절대 받아줄 수 없다고 했고 교문에서 엄마와 함께 소년은 서럽게 울었다.
그 아이는 비료포대를 엉덩이에 깔고 질질 끌며 앉아서 지내는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어느 날 재활원에서 좋은 선생님을 만나 공부를 계속 할 수 있었고 선생님의 계속된 격려에 힘입어 마침내 지체 장애인도 받아주는 서울대 수학과에 입학했있으며 미국 버클리 대학에 유학을 가 그 이후 그는 위상 수학자로 세계적인 권위자가 되었고 40대 이하에게 수여하는 젊은 과학상을 수상했다. 그 소년이 바로 서울대 교수와 카이스트를 거쳐 현재 고등과학원 교수로 재임하고 있는 김인강 교수다.
SNS에 올라 온 윗글을 우연히 읽고 나서 사람들이 무심코 내뱉는 말 한 마디가 듣는 사람에게 미래의 운명을 결정할 만큼 큰 에너지가 실려 있다는 것을 느꼈다. 험한 악담 한마디로 살인마가 되기도 하고 격려와 칭찬 한마디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희망의 싹이 돋아나기도 한다는 것을 말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세계적인 경영 컨설턴트인 저자 켄 블랜차드가 쓴 책이 있다. 긍정적 관계의 중요성을 깨우쳐주고 칭찬의 진정한 의미와 칭찬하는 법을 소개한 책이다. 이 책은 칭찬이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변화와 인간관계를 범고래의 조련법을 통해 재미있고 흥미롭게 제시해 주고 있다.
저자는 칭찬으로 긍정적 인간관계를 만드는 ‘고래 반응’을 배울 것을 제안한다.
어떻게 3톤이 넘는 범고래가 관중들 앞에서 멋진 쇼를 펼쳐 보일 수 있을까? 그것은 고래에 대한 조련사의 긍정적 태도와 칭찬이 있었기 때문이다.
먼저 조련사들은 인내심을 갖고 범고래와 신뢰와 우정을 쌓은 다음에야 훈련을 시작한다고 한다. 훈련의 요점은 ‘전환’과 ‘칭찬’이다.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에 대해 꾸짖고 벌주고 하는 것은 부정적인 행동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고 강조하는 것이다.
어떤 행동에 주의를 기울일수록 그 행동은 계속 반복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에 관심을 집중하는 대신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도, 전환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즉, 잘못한 행동을 꾸짖기 보단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행동을 했을 경우에 관심을 갖고 격려하고 칭찬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다 최상위 포식자 범고래의 멋진 쇼를 만드는 방법이다.
범고래 조련사 데이브는 범고래와의 관계는 인간 사이의 관계와 다르지 않으며, 멋진 쇼를 하게 만드는 비결은 상대방에 대한 긍정적인 관심과 칭찬 그리고 격려가 중요하다고 한다.
범고래는 직장의 부하일 수도 있고, 나의 자녀나 가르치는 학교의 학생일 수도 있다. 남의 잘못을 나무라며 가르치기 보다는 잘하는 것을 칭찬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듯이 인간관계에서도 비난은 서로를 다치게 하고 상처를 주지만 한 마디의 칭찬은 힘들고 지친 생활 속에 활력소 역할을 하는 것이다.
칭찬과 믿음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을 만큼 큰 힘을 지니고 있다. 누군가에게 칭찬과 격려로 믿음을 준다면 반드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훌륭한 인재로 거듭난 김인강 교수처럼 큰 기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김소영(태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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