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티 이미지 뱅크 |
새벽녘, 빨간 신호등 앞에 멈춰 서 있는 차를 잠시 생각해본다. 조용하고 고요하다. 초록불이 켜지면 다시 차가 출발할 것이다. 도로의 처음과 끝이 전부 초록불이 되었을 때는 신이 난다. 탄탄대로의 인생이 펼쳐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달리다 빨간불이 켜지면 ‘아, 잠시 쉬어가는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자신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도 한다.
살다보면 인생길 위에서 빨간불과 초록불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작동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누구나 자신의 삶을 조정할 수는 있다. 단 그것이 자신에게 양심적이고 도덕적인지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행동하고 말하고, 심지어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내 삶의 가치를 부여하지만 이에 대하여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살아간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찬사를 받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 이 순간에도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건축현장 일을 하고 있는 40대 P씨는 자신이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는 새【鳥】 도감을 쓰는 일이라고 한다. 그는 새를 너무 좋아하며, 새를 보고 있노라면 마냥 ‘행복하다’ 고 표현한다.
그의 말에 의하면 우리나라 새 종류가 540여 종이 되는데, 지금까지 20여 년 동안 340종을 보고 관찰했단다. 새들의 사진도 잘 보관되어 있다고도 하였다. 100여 종은 정말 찾기도 보기도 힘든 새라고 말한다.
해마다 철새들이 이동하는 4월에 4박 5일로 인적이 드문 섬, 외연도, 어청도로 들어가 새 탐조에 나선다고 하는데.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도 함께 데리고 다닌단다. 아들 또한 P씨 영향으로 벌써 110여 종의 새를 보았고, 나름 기록일지에 기록을 하고 있단다. 시간만 되면 망원경을 들고 갑천으로 나선다는 부자이야기 속에서 다른 사람들에 비해 특별한 눈썰미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색 감각도 남달랐다. 색의 배열, 현수막이나 저녁에 밝혀지는 간판, 한 번 본 사람을 잘 기억해내는 능력 또한 타고난 재능으로 그 특징이 도드라지게 나타난다.
눈썰미가 타인에 비해 월등할 경우에는 자연이 무대가 된다. 그곳에서 자신의 능력을 펼치게 되는데 해마다 철새를 따라 떠나는 아버지와 아들의 새 탐조여행은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건축현장에서 일하는 것보다 백 배 이상의 행복을 가져온다고 한다.. 따라서 그들만의 세계가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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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생의 10%는 자신에게 일어나는 사건들로 결정된다. 나머지 90%는 일어나는 현상에 자신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자신의 삶 속에 일어나는 10%를 전혀 통제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10%를 어떻게 통제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나머지 90%는 달라진다.
삶의 가치는 결국 자신의 마음가짐에 있다. 자신의 존재를 소중히 생각하고, 자신에게 시간과 돈과 열정을 투자해야 한다.
때로는 적절한 휴식을 통해서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지고, 삶의 가치를 풍요롭게 되도록 폭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는 담대함과 흔들리지 않는 자아를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 김종진 원장과 박경은 대표 |
*‘박경은·김종진의 심리상담 이야기’는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와 김종진 한국지문심리상담진흥원 원장이 격주로 칼럼을 게재하는 가운데 ‘심리’의 창을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엿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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