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정치인생 막 내릴 듯 탄핵심판·특검 준비 분주
청와대도 숨죽이고 침통
지난 2012년 12월 19일,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3.6%p 차이로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박 대통령은 이날 밤 당선이 확정된 직후 “국민께 드린 약속을 반드시 실천하는 민생 대통령이 되겠다”며 축배를 들었다.
4년이 흐른 2016년 12월, 박 대통령은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됐다.
사상 초유 국정농단인 최순실 게이트촉발로 국민적 지탄을 받으며 청와대 관저에 칩거 중이다.
첫 각오를 밝혔던 장소인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8주째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불과 4년 만에 박 대통령은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셈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9일 오후 직무 정지 직전 국무위원 간담회에서 “피눈물이 난다는 게 무슨 말인가 했는데 이제 어떤 말인지 알겠다“며 현재 자신이 처한 정치적 상황을 한탄했다.
첫 여성대통령과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이미지 등 정계입문 이후 18년 동안 이어온 정치인생은 막을 내릴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그러면서도 박 대통령은 억울하다는 생각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안 가결 전날인 지난 8일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등과 만난 자리에서도 20분 이상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 변호인단은 검찰의 혐의 및 국회 탄핵 사유에 대해서도 인정할 수 없다며 강경 대응을 시사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은 탄핵 심판과 특별검사 수사에서 결백을 입증하려 하고 탄핵안 가결 이후에는 법리 대결 준비에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특검 변호인단 및 탄핵 법률 대리인단과 수시로 협의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 파문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둘 다 쉽지 않은 과정이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박 대통령이 사면초가에 처하면서 청와대는 입을 닫았다. 공식적으로는 물론 비공식적으로도 ‘대선 승리’ 4주년을 거론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숨죽이고 상황을 지켜보는 것 말고 지금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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