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제일 정치부 차장 |
이처럼 혼란스러운 가운데 새누리당이 16일 원내대표 경선을 치른다.
경선에 뛰는 '선수'는 친박계와 비박계에서 각각 1명씩 나왔다.
원내사령탑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당권의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여 양 계파가 운명을 건 일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에선 정우택 의원(4선·청주 상당), 비박계에선 나경원 의원(4선·동작을)이 출전했다. 충청 출신인 정 의원은 충북지사와 해양수산부장관 등을 역임했으며 비교적 계파색이 옅다고 평가돼 비박·중립성향 의원들로부터 반발이 크지 않다는 점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충청권에선 대권 잠룡으로도 분류되는 정 의원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정 의원이 원내대표에 당선될 경우 정진석 전 원내대표에 이어 두 번 연속으로 충청이 집권여당의 원내사령탑에 오르는 셈이다. 박근혜 정부 전체로 시야를 넓히자면 이완구 전 총리에 이어 세 번째로 집권여당의 구심점에 '충청'을 새기는 일이기도 하다.
집권여당 원내대표를 배출할 경우 중앙정치권 무대에서 지역의 발언권이 한층 강해지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충청권의 숙원인 행정수도 건설은 물론 수도권규제완화 저지를 통한 균형발전의 초석을 놓는데 유리하다.
대전시 트램, 충남도 서산민항 등 지자체별 현안사업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충청권의 정치적 역량을 한층 키울 기회라는 것이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정 의원은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새누리당은 백척간두에 선 채 전례없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고 민생은 벼랑 끝에서 절규하고 있다”고 원내대표 선거 출마에 따른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당이 어렵고 위중한 상황에서 위기에 빠진 새누리당과 사경을 헤메는 보수, 혼란에 빠진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결과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절체절명의 위기에 충청출신인 정 의원이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나섰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싶다.
충청은 예로부터 충절의 고장으로 불렸다. 나라가 벼랑 끝에 서 있을 때 충청인은 홀연히 일어났다. 충무공 이순신, 윤봉길 의사 등이 역사에서 증명하고 있다. 정 의원이 원내대표에 당선돼 위기에 빠진 한국 보수세력에 희망이 될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강제일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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