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계청 노동조합이 14일 대전정부청사 남문 광장에서 임금교섭 결렬에 따른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
14일 통계청 노조 총파업 결의대회
성과상여금 근무자들 경쟁만 부추기는 꼴
유사직군보다 임금 낮아, 2013년 이후 개선 안돼
“투쟁! 투쟁! 투쟁!”
14일 전국 통계청 노동조합(위원장 이규희) 총파업 결의대회가 대전정부청사 남문 광장에서 개최됐다. 광장에 모인 이들은 통계청 무기계약직 노동자로 사측인 통계청과 7차례 임금협상이 결렬되자 전국 5개 권역 노조원이 참여한 가운데 쟁의행위에 본격 돌입했다.
노사 갈등은 14억3000만원 무기계약직 처우예산 배분에서 시작됐다.
작년 5월 임명된 유경준 통계청장은 임금체계 개편을 진행하면서 ‘직무등급제’를 주장했지만 조합원 99.7%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 기본급여에 1년에 한번 등급에 따라 성과상여금 130만원, 100만원, 70만원을 각각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무기계약직의 생각은 달랐다.
현장에서 만난 조합원은 “성과상여금은 무기계약직 근무자들의 경쟁을 부추기고, 노조를 무력화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노사 간 핵심 쟁점을 살펴보면 노조는 ▲호봉 간격을 평균 2만원 대에서 3만원으로 인상 ▲기본급 3.4% 인상 ▲식대수당 7만원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기본급 3% 인상 ▲성과상여금 차등지급안을 내세웠다. 노조와 협상이 불가할 경우 처우예산을 불용처리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노조와의 갈등이 깊어졌다.
현재 통계청 무기계약 노동자 정원은 867명이다. 5개 권역 지역통계청에 통계조사관과 통계실무관으로 배치돼 있다. 그동안 통계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인력증원이 어려워 무기계약 노동자 채용을 통해 공무원 인력을 대체해 왔다. 무기계약자 노동자 95.7%는 여성이고 평균연령은 48세, 10년 이상 경력자가 36.9%다. 전국 통계청 노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통계조사관과 실무관들은 자신의 업무강도에 비해 정규직 등 유사직군에 비해 임금이 낮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또 2013년 호봉제 전환 이후에도 전체적인 임금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전국 통계청 노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조달청, 관세청, 국세청, 통계청 유사동종 근로자 중위임금 현황 가운데 통계청이 최저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관계자는 “대부분의 무기계약직은 승진이 없고 업무에 대한 책임이 덜하다. 통계청은 이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주고 업무에 대한 동기유발을 하자는 의미에서 직무성과제, 성과상여금 제도를 제안했다”며 “있는 예산을 쓰되, 배분 문제에서 의사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총파업에 돌입한 노조와 사측의 물밑협상은 진행되고 있지만, 800여명에 달하는 직원들의 업무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인 상황. 통계청은 기본 공무원들을 주요 조사 업무에 투입했지만, 총파업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혼란은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통계청은 “조사현장에 혼란이 없도록 파업 진행상황을 살펴보고 있다”며 향후 대응책을 설명했다.
노조는 경쟁이 아닌 실질적인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사측은 업무 성과에 따른 차등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평행선을 걷고 있는 노사의 갈등이 어떻게 봉합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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