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제주 해녀의 숨, 공동체 의식을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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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제주 해녀의 숨, 공동체 의식을 배우다

  • 승인 2016-12-13 11:00
  • 신문게재 2016-12-14 23면
  • 김종선 대전과학기술대 교수김종선 대전과학기술대 교수
▲ 김종선 대전과학기술대 교수
▲ 김종선 대전과학기술대 교수
지난 11월 30일 '제주해녀 문화'는 한국에서 19번째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제주해녀 문화'는 물질작업과 함께 일상생활에서 생겨난 유·무형의 문화유산을 아우르는 말로 돌, 바람, 여자로 대표되는 제주의 강인한 여성의 상징적인 의미와 물질이라는 나잠(潛)기술, 어로민속지식, 신앙, 노래, 작업도구와 옷, 공동체의 관습 등도 포함되어 있는 독창적이고 융합적인 문화를 의미하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은, 유네스코(UNESCO)가 '세계문화 및 자연유산보호협약'에 따라 전 세계 인류가 공동으로 보존해야 할 중요한 역사적·학문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세계적 유산을 규정하고, 인류공동 자산인 문화와 자연유산을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하에 국제적인 전문학술기관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등재된 세계문화유산은 전인류가 공동으로 보호해야 할 유산으로 이에 대한 철저한 보호책임 하에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세계문화유산 제주해녀문화는 힘든 노동의 댓가로 얻은 전복을 물질에 서투른 동료에게 보태주고, 얕은 바다에선 숨길이 짧아진 늙은 해녀만 물질할 수 있도록 자체 노후보장제도를 마련하고, 마을에 학교를 세우고 동료 자녀의 등록금을 함께 보태고, 안전과 풍어를 위한 의식, 잠수기술의 전승, 책임감, 공동 작업을 통해 거둔 수익으로 사회적 응집력을 높이는 활동 등 지역공동체 의식이 무형문화로서의 가치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공동체의식은, 공동사회의 일원이라는 의식이나 감정. 어떤 것을 공동으로 소유, 관리 및 이용하고 있다는 물적 기반을 통한 것과, 일체 또는 귀속하고 있다는 의식이나 감정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으로 개인주의의 상대적인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신라시대의 화랑도, 향도에서부터 공동체의 역사는 시작되었으며, 호혜성의 범위의 확장은 혈연적, 대면적 연대성의 범위를 넘어 서로 무관한 이웃들간의 주고받음을 가능케 함으로써 자생적 연대성을 확장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호혜성에 기초한 공동체의 범위가 확장된 사회는, 사회적 협력의 연결망을 확장시켜, 더 큰 사회적 협력을 이끌어내어 자원을 동원하며, 개인이나 소집단의 수준에서 만들어낼 수 없었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공동체의 문제에 접근할 때 가장 큰 난제는 그 무수한 표현형의 다양성들이다. 공동체의 성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 다양성 속에 공존하는 공동체적 질서의 조직 원리를 먼저 이해하고, 서로 관계를 맺는 행위자들 간에 상호 부조나, 협력, 혹은 자원의 공유로 사회적 복잡성의 증가와 더불어 다양한 방식으로 공동체 호혜성의 기제는 확장되어야 한다. 반대로 대부분의 사회 성원들이 자신들만의 단기적 이익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행동할 때 그 사회는 얼마 가지 않아 서로를 불신하는 상황을 구조화시킬 수 있으며, 사람들은 눈앞의 이익만을 챙기면 곧바로 지역사회를 등지는 결과가 유도될 것 이다.

경제 및 사회발전과 사회적 자본의 관계에 대한 최근의 많은 연구들은 사회적 자본은 사회적 응집성(social cohesion)과 연대성의 척도로서 그것의 발전은 특정한 지역의 경제, 정치 발전 및 '지속 가능성'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공동체적 신뢰가 확장되기 위해서는 공동체를 넘어선 또 다른 사회적 질서의 양식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동체적 신뢰와 보편적 신뢰의 간극에 존재하는 긴장이라는 문제의식에 도달할 때 우리는 필연적으로 시장의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오래전부터 인류의 역사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들의 투쟁의 역사라고 한다. 절대적 빈곤의 문제가 해결된다 해도 상대적 빈곤의 문제는 여전히 남게 된다. 이것을 제도적으로 해결해 보겠다는 노력은 어쩌면 행복이라는 파랑새를 잡으려는 것과 같은 인류의 영원한 과제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류는 그 파랑새를 꼭 잡지는 못한다 해도 그 가까이 접근할 수는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내일을 기다리며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올바른 자세라고 사료된다.

김종선 대전과학기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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