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대구 서문시장 대형 화재를 계기로 대전 관내 전통시장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좁은 시장 통로, 비효율적인 스프링클러 등 불에 취약한 전통시장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화재 발생 시 큰 사고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8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에는 전통시장 28개, 상점가 13개 등 모두 41개의 특화 구역이 지정돼 있다.
이 구역에는 모두 7977개 점포가 운영, 1만 3688명의 종사자가 근무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전통시장과 상점가 등 특화 구역이 동구 16개, 중구 13개, 서구 4개, 유성구 2개, 대덕구 6개로 집계됐다.
전통시장은 오래된 건물에다 한 지붕 밑에 다닥다닥 점포들이 붙어 있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게다가 낡은 건물과 무질서한 상품 적재, 천막 등과 함께 소방통로나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이 많다.
실제 지역 내 한 전통 시장을 찾은 결과 점포와 점포 사이 길도 좌판상인들이 차지해 비좁을 뿐만 아니라 낮은 천장 때문에 소방통로로 소방차 진입이 힘들었다.
어지러운 배선도 전기 시설도 문제였다.
겨울철 상점마다 난방기구와 함께 상품을 전시하고자 전구와 전열기가 여러 개씩 사용되고 있었다.
전통시장 한 상인은 “큰불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는 동의한다”며 “문어발식 사용이 위험하다는 것은 알지만, 장사하려면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소방 당국은 특별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 초기 대응능력 향상을 위한 상인과 함께하는 합동훈련, 좌판 황색선 준수 조치, 화기취급 점포확인 등이다.
또 하루에 2회 이상 취약시간대 화재예방순찰 강화할 방침이다.
하지만, 사후 대처가 아닌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구범림 중앙시장 상인회장은 “형식상 점검이 아닌 제대로 된 예방 관리가 필요하다”며 “시에서 예산을 세워 전통시장에 맞는 소방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새벽 2시 8분께 대구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서문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최초 신고자인 시장 야간경비 관계자는 “새벽 2시 조금 넘어서 바람 쐬려고 바깥을 보니 4지구 1층에서 연기가 나고 불이 벌겋게 올라왔다”고 진술했다.
화재는 큰불로 번져 4지구의 상가 800여 곳을 모두 태우고 진화됐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1000억 원 이상의 재산피해를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구창민 기자 kcm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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