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발전 협약으로 16개 과제 추진, 12개 완료
대전세종연구원 연구로 신성장 동력 발굴 중
대전시와 세종시 간 상생발전에 나서는 권선택 대전시장의 정책이 주목받고 있다. 선거에 의해 선출되는 단체장들이 이끄는 만큼, 유권자인 지역민의 표심을 얻기 위해 지자체 간 경쟁이 불가피한 가운데 경쟁보다 공동발전을 통한 상호이익을 찾겠다는 자체가 실험이나 다름없다.
특히 지난 2012년 7월 세종시 출범 이후 대전시에서 유출된 인구는 5만명을 넘어섰다. 행정중심복합중심도시 이전을 계획하고 세종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한 대전 기업만도 86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용지계약까지 마친 기업이 15곳이나 된다. 대전 전체 제조업체 수의 1.15% 수준으로 큰 비중은 아니다. 그러나 세종시로 인해 인구만 아니라 기업의 이탈이 시작됐다는 점은 간과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이 때문에 세종시가 발전할수록 대전의 인구와 기업 유출이 가속화 되는 이른바 ‘세종시 블랙홀’ 현상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모양새다.
그러나 양 도시 간 관계는 서로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기도 하다. 지리적으로 인접한 것도 있지만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에서 대전시는 거점지구이고, 세종시는 기능지구다. 세종시가 거점지구인 대전의 연구 성과물을 활용하는 곳이라는 이야기다. 아직은 미진한 의료시설과 문화체험의 향유를 위해 대전을 찾는 세종시민들도 적지 않다.
그만큼 세종시의 발전은 대전시와 맞닿아 있다는 의미다. 한쪽만의 일방적인 성장과 독점은 해가 될 뿐이라는 것이다.
권 시장이 주목하는 것도 그 부분이다.
권 시장은 지난해 4월 이춘희 세종시장과 양 도시의 공동번영을 위한 상생발전 협약을 맺었다. 협약은 인접한 지역으로서 서로 뺏고 뺏는 제로섬게임을 할 것이 아니라 두 도시가 함께 발전하는 방향을 찾아 시행하자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 대전시와 세종시는 16개 세부협력사업을 추진했으며, 이 중에 12개 사업을 완료했다.
대전시가 세종시의 2단계 수돗물 공급을 담당키로 했고, 대전역에서 세종시까지 운행하는 BRT노선도 개통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여기에 양 도시의 상생발전을 위한 정책을 발굴, 연구하는 싱크탱크 조직인 대전세종연구원도 출범시켰다. 연구원은 도시 경계 지점에 조성할 상생산업단지 마련을 첫 과제로 삼았으며, 이춘희 시장이 관심이 있어하는 도시철도 1호선 노선의 세종시 연장의 가능성도 검토할 계획이다. 과학벨트 거점 및 기능지구로서의 연계 활성화도 있다. 공동권역으로서 양 도시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자는 목적이다.
권 시장은 “각 도시가 잘할 수 있는 것은 서로 양보하는 배려가 중요하며 중복투자, 기능중복은 양 시민들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라면서 “우리는 충청권이라는 거대한 공동권으로, 내년 대선을 앞두고 공동의제를 만들어 충청권이 도약할 수 있는 아젠다를 만들어야 한다. 대선 후보들이 이를 활용하게 만듦으로써 예산 투입 등의 밑바탕이 그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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