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촛불이 횃불이 돼 타오를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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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촛불이 횃불이 돼 타오를때

  • 승인 2016-12-06 11:08
  • 신문게재 2016-12-07 22면
  • 박범정 태평양노무법인 대표노무사박범정 태평양노무법인 대표노무사
▲ 박범정 태평양노무법인 대표노무사
▲ 박범정 태평양노무법인 대표노무사
주최측 추산 232만명,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난 3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촛불집회에 참여한 숫자다. 서울에만 주최측 추산 170만명이 참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눈앞에서 100만명이 넘는 인파가 촛불을 들고 집회를 하는 현장이야말로 유사 이래 처음 맞이하는 상황이 아닐까싶다. 6차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박대통령의 퇴진이 아닌 '즉각 퇴진'을, 하야가 아닌 '체포'를 외쳤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3차 대국민 담화에서 '단 한차례도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고, 자신의 진퇴문제를 국회에 떠넘기면서 시민들의 분노는 오히려 더 커졌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는 결과적으로 국민의 분노를 가라앉히는데 실패한 셈이다. 광화문 광장에는 촛불에 더해 횃불이 등장했다. 416개의 횃불이 촛불군중 사이로 행진했다.

시위가 6주째 이어지고 있지만 시민들은 꾸준하게, 오히려 더 뜨겁게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고 민주주의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촛불집회는 어느덧 시민들의 일상이 되고 있다. 누가 부르지 않아도 주말이 되면 광장으로 모이는 시민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한달 넘게 이어진 토요촛불집회는 시민들이 정치와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민주주의 교육의 장이 되었다. 많은 시민들이 자라나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가족단위로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시민들은 촛불집회가 자발적이고 순수한 민의라는 점을 강조하며 일부 이익단체의 정치선전에는 거리를 두는 모습도 보였다. 일부 정치단체의 편향된 정치구호에는 때론 반발하는 모습도 보였다.

시민들의 결집된 힘이 이러한 유래 없는 대규모 평화적인 촛불시위문화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가히 시민혁명이라 할만하다.

해외소식통은 한국의 대규모 촛불집회를 '김치만큼 한국적'이라고 평했다. 우리나라의 독특한 음식문화인 김치처럼 촛불집회는 한국만의 독특한 현상이란 의미일 것이다. 외신들도 보도한 것처럼 우리의 정치는 후진적이지만 작금의 평화적이고 질서 있는 촛불집회를 이끄는 시민의식은 선진적이다.

이 난국을 만든 책임이 있는 청와대와 집권여당은 이제 살아남기에 급급할 것이고, 야당은 탄핵만 성사되면 자동적으로 재집권할 것이라는 정치적 계산을 할 것이다. 그러나 시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이번 촛불항쟁의 밑바닥에는 단순한 최순실 국정농단과 박대통령의 무능과 권력남용을 넘어선 그 무엇이 있다. 젊은 세대에서 유행하는 헬조선, 흑수저와 엄청난 스팩을 쌓고도 제대로 된 직장을 잡지 못하는 청년실업을 위시한 젊은 세대들의 분노가 있다. 기성세대의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담겨있다.

따라서 현재의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고 설령 정권이 바뀐다고 근본적으로 해결되진 않는다고 생각된다.

촛불민심은 여야를 떠나 새로운 정치질서와 새로운 시대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박범정 태평양노무법인 대표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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