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김무성, 유승민, 남경필 야권 문재인, 안희정, 안철수 등
표결과정 존재감 부각, 대선레이스 초반 기선잡기
헌정사상 두 번째로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코앞에 둔 가운데 여야 잠룡이 대권 행보를 재촉하고 있다.
탄핵안 표결 이후에는 곧 대선 정국으로 정치권이 본격 돌입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여야 잠룡들은 탄핵안 표결과정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며 내년 중순께 치러질 것으로 보이는 대선레이스 초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먼저 충청대망론의 중심인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반 총장은 아직 여권행이 최종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최순실 게이트’로 지리멸렬 하는 여권에서 마지막 기댈 구석으로 여기는 눈치다.
반 총장은 최근 아랍권 위성채널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내년 1월 1일 한국으로 귀국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1월 중순 귀국일정보다 앞당겨진 것이다.
반 총장은 인터뷰에서 “한국으로 돌아가면 몇몇 공동체 지도자 등과 함께 전직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조국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논의할 것”이라고 사실상 대선출마 의지를 굳혔다.
정치권에선 이같은 반 총장의 조기 귀국이 탄핵→조기대선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정국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반 총장 지지모임도 빠르게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22일에는 충청향우회 중앙회 전·현직 임원 2000여 명이 팬클럽 ‘글로벌국민공동체’ 발기인 모임을 할 예정이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유승민 의원도 대통령 거취표명과 상관없이 9일 탄핵표결 참여 의지를 밝히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들은 탄핵안 표결 이후 가부 여부에 따른 민심풍향계를 예의 주시하며 대선레이스 초반 전략 숙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탈당한 남경필 지사도 선(先) 탄핵 후(後) 정치적 해법 마련 주장으로 국민에게 어필하고 있다.
탄핵안 처리에 강공 드라이브를 걸어온 야권의 주자의 경우 일단 탄핵안 가결을 위해 정치력을 집중하고 있다. 탄핵안이 부결되면 ‘촛불민심’을 받들지 못한 무능한 야당이라는 국민적 분노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야권의 유력주자인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새누리당은 갈수록 불어나는 촛불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말고 ‘무섭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탄핵이 부결되면 민심의 대폭발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충청출신 잠룡인 안희정 충남지사 역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역 단체장으로 탄핵안 가결에 직접 지원은 어렵지만, 전국순회 외부 특강 등으로 박근혜 정권 퇴진 당위성 등을 강조하며 측면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번 주에는 예정된 부산ㆍ경남 지역 특강에서도 이같은 부분을 강조하는 한편,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대선주자로서의 포부도 밝힐 예정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 김부겸 민주당 의원도 탄핵안,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도 야 3당 공조와 비박계의 동참을 호소하며 국민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있다.
이들은 ‘최순실 게이트’를 불러온 주요원인인 제왕적 대통령제 개선에 필요한 개헌과 검찰과 대기업 개혁 등 대선 아젠다 발굴에도 주력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9일까지 여러 가지 변수가 이 탄핵안이 가결될지 부결될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탄핵표결 이후 정국은 대선모드로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여야의 대권주자의 움직임은 더욱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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